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최근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대거 ‘팔자’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1900대 중반으로 밀렸다. 새해 첫 시작부터 대표업종인 전기전자(IT)와 자동차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엔화 약세로 인해 수출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 대장주인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실적 부진 전망 등이 큰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9573억원, 연기금이 1175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외국인 등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파는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362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모비스 421억원, 현대차 374억원, KB금융 225억원, 이마트 204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삼성전자는 이달 7일 지난해 4분기(10~12월)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들은 기아차에 대해 1065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외국인 순매도 순위 1위인 삼성전자 주식도 967억원 어치를 팔았다. 이어 네이버 816억원, 대림산업 469억원, 삼성전자 우선주 389억원, 삼성전기 376억원, 엔씨소프트 345억원, 삼성SDI 309억원 등의 순으로 기관의 순매도가 이어졌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모두 삼성전자를 대표로 하는 전기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자동차 업종으로 매도세를 집중했다. 이들 업종은 한국 증시를 이끄는 수출 기업들로 엔화 약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 및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진 곳들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의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부진한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강하기 때문에 곧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최근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요인이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증시 하락폭은 과도했다”며 “환율 부담으로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지표 개선으로 향후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