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처럼 성공 DNA를 전파하기 위한 차원에서 SK하이닉스와 다른 계열사간 인사교류도 예측됐지만 빗나갔다. 내부적인 승진인사에 그치면서 조직 변화에 따른 불안요소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그룹 역사상 첫 사장(전무급) 직위에 오른 배선경 워커힐 운영총괄사장을 필두로 여성 임원들의 입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눈에 띄는 인사는 없었다.
매년 화제가 됐던 외국인 임원 발탁도 이번에는 무소식이다. SK는 지난해 글로벌 신약개발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캘런을 SK바이오팜 CEO로 영입하고 이어 SK차이나 CEO에 순즈창 수석부사장을 발탁한 바 있다. 하지만 SK차이나는 기대보다 실적이 부진하다는 평이 나온다.
반면, 그룹은 안정 속에도 성장을 위해 발탁 승진을 통한 세대교체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1970년대생 임원이 본격 등장하고 신규 선임 임원의 약 25%가 입사 20년이 채 되지 않는 등 과감한 발탁이 실시됐다.
SK그룹 인사의 특징인 ‘전문성’이 이번 인사에서도 두드러진다. SK그룹은 B2B 업종이 주력인 특성으로 인해 유독 전문성이 강한 CEO 및 임원이 많은 편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주요 관계사의 성장전략이 반영돼 신규 선임 임원의 63%가 이공계 전공자로 예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또 SK는 전문인력이 장기적 비전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전문직 임원 제도를 본격 도입했으며, 올해 약 20명을 전문직 임원으로 선발하고 향후 이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