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현대화가 쩡판즈(曾梵志·50)의 1992년작 ‘병원 시리즈(協和醫院) 삼연작’작품이 23일 저녁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1300만 홍콩달러(약 154억원)에 낙찰됐다고 중국 신징바오(新京報)가 25일 보도했다.
지난 10월초 홍콩 소더비 경매서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최후의 만찬’이 1억81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후 50일여만에 또 다시 1억 홍콩달러 대 낙찰가를 기록하며 쩡판즈는 중국 대표 현대화가 거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낙찰된 병원 작품은 쩡판즈가 후베이미술학원 졸업 직후인 1992년 초기작으로 총 삼연작 작품이다. 병원 풍경을 그린 이 작품은 환자들이 직접 줄 서서 밥그릇에 식사를 배급 받고, 수혈을 받는 도중 담배를 피고, 직접 약을 타는 모습을 묘사하는 등 병원 내 환자들의 독립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특히 병원 의료진이나 환자의 머리나 손 부분이 유난히 크게 과장돼 그려지거나 무표정한 모습은 후기 그의 ‘가면’ 시리즈 작품의 영감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쩡판즈는 중국 현대미술의 3세대 작가로 중국 아방가르드 미술을 대표한다. 특히 90년대 중국에 자본주의가 밀려 들어오는 과정에서 허영과 기만, 고독 속에서 점차 표정을 잃어버리고 인공웃음을 짓는 현대 중국인들의 자화상을 예술작품에 담아낸 ‘가면 시리즈’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가 그를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로 소개하며 서구 미술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쩡판즈 외에도 중국 현대화가 거장인 뤄중리(羅中立)의 ‘봄누에’,주더췬(朱德群)의 ‘무제’작품이 각각 4940만 홍콩달러, 7068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며 개인 작품 사상 최고 신기록을 기록하는 등 현대미술 작가들이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