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은 베이징사무소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현지 켐핀스키호텔에서 열린 '중국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과 한중 경제협력' 세미나에서 정 위원은 "중국의 경제발전 전략 전환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와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 둔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위원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경제발전 방식을 수출ㆍ투자 주도형에서 내수위주 성장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 육성, 민생중시 발전으로의 전환, 지역간 균형발전 도모 등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정 위원은 "중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에 수출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투자ㆍ판매지역 다변화 등 대중 수출전략의 변화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의 기술경쟁력 및 혁신역량 강화를 반영해 수직적 분업구조를 수직 및 수평적 분업구조로 재편하는 한편 한국 신성장 산업과 중국 신흥 전략산업간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세계표준 공동 개발 및 신시장 개척에 공동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공적 타결로 '자본+기술', '제조업+금융업'으로 한 차원 높은 협력을 도모할 경우 한ㆍ중 양국은 동아시아의 잠재력을 현재화하는 시장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이 현재 추진중인 금융 및 자본의 자유화ㆍ개방화와 관련, 정 위원은 "금융부문의 교류를 강화해 한 차원 높은 경제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통상 환경의 변화를 통찰하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 등을 통해 한ㆍ중의 세계경제 성장중심축으로의 부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인민은행의 송궈칭 통화정책위원 겸 북경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소비확대ㆍ투자제어를 통해 경제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고 과도한 사회부채율에 대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류의 견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여타 동아시아국가의 고속성장기에 비해 저축률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는 소비율 하락 및 높은 투자율을 초래했으며 정부의 다년간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가계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조짐이 없는 상황"이라며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당분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며 향후 몇 년간 투자가 여전히 높은 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소비비중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소비분야에도 투자 기회가 증대될 것"이라며 "건강과 의료, 노후와 육아, 고등교육 분야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빠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금융서비스 및 실버산업 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