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자료를 충분히 제출받은 청문회를 진행하자는 민주당과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자료제출을 받자는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들의 의견이 맞섰다.
결국 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과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간사협의를 통해 황 후보자의 선서와 인사말을 듣고 여야 양측에서 3명씩 의사진행 발언을 들은 뒤, 본격적인 청문회를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오전 11시30분께부터 회의를 속개했다.
황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감사원의 독립성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고쳐야 할 관행이 있다면 과감히 고쳐나가겠다”면서 “제 스스로 어떤 외풍도 막아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원의 독립성이 의심받게 되면 아무리 훌륭한 감사 결과라도 그 권위와 신뢰는 뿌리째 흔들리고 말 것”이라며 “감사원의 독립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국민을 위한 감사를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과 오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감사원이 신뢰받는 감사원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감사를 외풍과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자는 “감사원이 최근 정치적 논란 등에 휘말리며 지난 65년 간 국가 최고감사기관으로서 쌓아 온 신뢰와 전통이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 오직 국민을 위한 감사를 수행해 나갈 때 감사원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최종 통보를 받기 3일 전에 아들이 증여세를 납부했다. 마산중 동창인데 감사원장으로서 낙하산 후보 아닌가”라고 황 후보자를 몰아부쳤다.
황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답했다. 그는 “파격적으로 중앙지법원장에서 감사원장으로 가는데 독립적으로 하겠느냐. 정권 눈치 안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마산중 동문’인 황 후보자와 김 비서실장·홍경식 민정수석의 인연을 지적하며 “이른바 ‘마산 라인’이라고 한다. ‘마산부통령’(김 비서실장)의 명을 받은 감사원장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힐난했다.
황 후보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서도 “그 말씀에는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부정했다.
반면 그는 증여세 지연납부 논란·업무시간 대학원수업 수강·위장전입 등 개인 관련 의혹과 관련해서는 “처신이 부적절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황 후보자는 ‘증여세 지각납부’를 지적한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에게 “이유가 어땠든 청문회 직전에 증여세를 납부함으로써 심려를 끼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업무시간 내 서울시립대 대학원수업 수강 문제를 지적하자 “처신에 부적절한 점이 있어서 송구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관행적으로 여가시간이나 야간의 경우 대학원을 다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는 강동구 시영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 행위 자체에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투기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당시 의료보험 체계상 진료구역에 지역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장녀 출산을 위해 서울로 병원을 옮기기 위해 주소를 이전했는데 용산에 있는 병원에 간 것은 당시 분만실 수간호사가 집사람 친구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