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매월 목표주가를 내놓은 186종목을 조사한 결과, 올해 들어 10월까지 목표주가를 올려잡은 833개 종목(중복 포함) 가운데 49.7%에 해당하는 414개는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자마자 다음 달 주가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
목표주가를 내려 잡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당 종목 873개 가운데 50.5%에 이르는 441개 주가가 되레 올랐다.
특히 코스피가 하락한 3·4·6월 및 이달에는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린 종목 가운데 63% 이상이 주가 하락을 보였다.
종목별로 보면 메디톡스는 6월 주요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14만6500원에서 14만2000원으로 3%가량 내렸다. 반면 7월 말 이후 주가는 70% 이상 상승했다. 결국 해당 증권사는 경쟁적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 목표가가 22만원대까지 뛰었다.
반대로 LG상사 목표주가는 앞서 1월 5만9000원에서 6만원으로 3% 가량 올랐으나 2~7월 주가는 30% 이상 빠졌다. 주가가 예상처럼 오르지 않자 해당 증권사는 뒤늦게 LG상사 목표주가를 4만원대로 끌어내렸다.
증권사 목표주가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손해를 보기 십상인 것이다. A증권사 연구원은 "올해는 외국인 수급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분석한 것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내부방침에 따라 영업가치, 실적 추정치, 업황을 고려해 6~12개월 후 예상되는 기업 주가를 목표가로 제시한다.
이에 올 들어 6개월 단위로 분석한 결과, 지난 1월에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올려 잡은 81종목의 절반 이상이 2~7월 주가가 하락했으며, 6월에 목표가를 내려 잡은 종목의 60% 이상은 7월 말 이후 주가가 올랐다. 코스피는 2~7월 2.44% 하락했으며, 7월 말 이후로는 6.52% 상승했다.
같은 A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연구원 입장에서는 기업이 내주는 자료를 토대로 탐방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시장이 기업가치보다는 외국인 수급에 따라 일방적으로 움직여 온 탓에 증권사 보고서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분석대상 기업과 연계된 법인영업을 감안, 제대로 된 보고서나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여전히 있다.
B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연구원이 각종 외부 관계를 고려해 습관적으로 매수 의견을 내놓거나 괴리율이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목표가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