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노령화시대, 세계 뮤추얼펀드산업

2013-10-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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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완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은퇴자와 노령인구의 기본적인 경제생활 보장에 대한 관심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선진국들이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은퇴한 노년층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금융시스템의 개발과 안정화에 노력해 왔다.

미국은 2006년 연금보호법을 도입해 새로 고용된 노동자는 자동적으로 401k(기업지원 퇴직연금)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노무현정부 시절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을 통해 퇴직연금이 도입됐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세계적 사회변화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급속한 노령화'다. 동시에 금융시장에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뮤추얼 펀드 시장의 성장'일 것이다.

퇴직연금의 투자수단으로 뮤추얼펀드가 각광받으면서 2012년 말 현재 세계 뮤추얼펀드 시장의 규모는 27조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0년의 11조 달러 수준에 비하여 약 2.5 배가 증가했다.

이러한 사화적 변화와 금융시장의 변화를 합친다면 자연스럽게 '노령화가 진전되면 뮤추얼 펀드 시장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전세계 뮤추얼 펀드 시장에서 노령화가 뮤추얼 펀드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OECD국가들 중 뮤추얼 펀드자료가 이용가능한 21개국의 2003년에서 2012년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 의미있는 몇 가지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결과는 인구의 노령화 수준과 노령화 속도는 모두 뮤추얼 펀드의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자가 60세 이상의 노령인구 군에 진입하였을 때는 뮤추얼펀드 투자에 적극적이지만, 그 이후의 나이에서는 소극적으로 변해간다.

반면 젊은 투자자는 20세 초반에는 뮤추얼 펀드 투자에 소극적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뮤추얼 펀드투자에 적극적이 되어간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이론의 예측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여진다. 금융경제이론에 따르면 젊은 시절에는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적어서 적극적으로 위험 자산에 투자를 하는 성향이 있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위험을 회피하는 정도가 강해지면서 위험자산의 투자를 줄이게 된다.

둘째는 모든 연령대에서 뮤추얼펀드의 수요는 수익률의 절대 수준에 가장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수익률에 내재된 위험성 보다는 수익률 그 자체에 투자자들이 끌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이론이 예측하는 바와 다른 결과로써, 금융경제이론에 따르면 투자자의 위험 자산에 대한 수요는 수익률과 그 위험성에 모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셋째는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는 상호간에 보완재의 관계를 보이며, 투자자는 연령에 관계없이 자산 배분 시 두 펀드를 모두 구입하려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역시 금융경제이론의 예측과 다른 결과로써 일반적인 경우 위험한 자산인 주식과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채권은 상호간에 대체관계, 즉 하나의 수요가 증가하면 다른 하나의 수요가 감소하는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설명돼 왔다.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속도와 뮤추얼펀드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앞으로 국내 뮤추얼 펀드 시장의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뮤추얼 펀드 시장의 성장은 결국 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시장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며, 노령인구의 적극적인 사모펀드투자도 증가할 수가 있겠다.

따라서 최근 사모펀드의 일종인 헤지펀드, PEF, 부동산펀드에 대한 규제완화 논의는 노령인구의 투자영역을 넓혀주는 시의적절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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