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정감사>"경복궁 앞 일본대사관 신축, 외압-특혜 의혹”

2013-10-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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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의원, 문화재위원회 기준 무시하고 1년 만에 결과 뒤집어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경복궁 앞 일본대사관 신축과 관련 외압과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김상희(민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의원은 경복궁 바로 앞에 위치한 일본대사관의 신축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신축계획이 허가되었고, 이 과정에서 정부차원의 외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되었다고 14일 밝혔다.

일본대사관 신축은 지난해 문화재위원회에서 허용기준(최고높이 14m)을 두 배 넘게 초과하였기 때문에 부결되었지만, 올해 7월 10일 문화재위원회 재심의에서 결과가 번복되어 조건부로 가결됐다.

신축이 허용된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속기록을 살펴보면, 계획 높이가 3.4m 낮아졌을 뿐 여전히 두 배 이상 기준을 초과하고 있음에도 갑자기 신축 허용을 위한 명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회의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김상희 의원은 "이렇게 회의결과가 급변한 이유가 외부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재보호법 제13조 제4항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경복궁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관한 구체적인 행위기준(이하 “ 현상변경허용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6월 일본대사관은 이 기준에 초과되는 계획을 수립하여 문화재청에 허가(「문화재보호법」 제35조 제1항)를 신청했다.

문화재청의 문화재보호위원회는 일본대사관 신축계획이 허용기준인 평지붕 14m보다 두 배 이상 높은 35.80m 높이임에 따라 현장조사를 거쳐 신축계획이 주변 경관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판단했고 결국 2012년 7월 경복궁의 역사문화환경 훼손 사유로 일본대사관 신축계획 허가 안건은 부결 처리됐다.

하지만 2012년 12월 일본대사관은 우리 정부 문화재청에 주한 일본대사관에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의미로 주일 한국대사관 신축에 대한 편의제공을 언급하며, 재신청에서 부결될 경우 일한(日韓)관계 악영향을 강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지난 5월 우리 정부의 외교부도 문화재청에 ‘문화재청의 재량적 판단이 가능한 사안’이라며 ‘긍정적인 재고’를 요청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5월안에 알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외교부의 공문이 접수된 지 1개월이 지난 6월, 일본대사관측은 당초 계획된 건물 높이 35.80m 보다 3.4m를 축소한 32.4m로 조정해 허가 신청을 다시 하였고, 여전히 허가기준을 많이 벗어난 높이였으나 문화재청이 결과를 뒤집어 7월에 조건부로 허가했다.


김상희 의원은 "지난 6월 일본대사관측의 2차 신청 이후 논의된 문화재위원회 회의록(8, 9차)을 살펴보면, 문화재 법령에 근거한 허가기준을 무시하고 무조건 신축허가를 내주기 위해, 허용기준 변경까지 검토하는 등 작년 부결 결과를 뒤집는 명분을 찾기 위해 애를 썼고, 8, 9차 회의록을 보면 법적용 바꾼 문화재청의 태도 돌변은 일본대사관측과 외교부의 압력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한 일본대사관 신축 관련 일본대사관과 외교부와 주고받은 공문을 살펴보면, 2차 허가신청도 접수하기도 전에 일본대사관측과 외교부의 허가를 위한 압력 의혹이 더해진다는 것.

김 의원은 "우리 역사에서 무엇보다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경복궁 앞 일본대사관 신축 허가는 허용기준을 무시한 문화재법 위반이고 특혜"라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문화재위원회가 1년 만에 결과를 뒤집는 태도 돌변은 일본대사관측과 외교부의 외압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일제에 의해 강제로 훼손됐다가 다시 복원된 경복궁의 슬픈 역사를 비추어 봤을 때, 장기적으로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일본대사관을 설득해서 대체 부지를 마련해 경복궁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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