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시멘트·네트웍스 법정관리 불가피했다”

2013-10-0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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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기자에 이메일로 심경 고백 “고객 피해 최소화 주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모든 것이 제 책임입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3일 오후 동양그룹 출입기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심경을 직접 밝혔다.

현 회장의 이메일은 홍보실 등 직원등과 상의 없이 직접 편지를 작성, 출입기자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고객 여러분, 그리고 동양가족 임직원 여러분 엎드려 사죄 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로 시작된 글에서 현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하여 회장으로써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죄송하고 비통한 마음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사태를 막기 위해 다각적으로 많은 노력을 다 하였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한 것은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부족함 때문”이라고 사죄의 뜻을 전했다.

현 회장은 동양증권 등 계열사 임직원들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의식한 듯 “동양 임직원들을 움직인 모든 의사결정은 저의 판단과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동양증권의 직원들 역시 회사가 내놓은 금융상품을 최선을 다해 파는 소임을 다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금융당국 역시 저희와 밤을 새며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주거래 은행등과 협상을 주선하여 불철주야로 저희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주었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은 “지금 저의 최대의 과제는 투자자 피해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 하느냐다”며 “이미 오래 전부터 저에게 있어서 경영권 유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며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생각도 없었다. 오랜 시간 회사와 제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담보로 기업어음(CP) 차환 문제만을 우선 해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오래전 기울어진 상태였고 너무도 저평가된 각 사의 주식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담보로 친지와 협력사들에게까지 신용보강을 도와주길 부탁해보았지만, 그 모든 협상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더불어 장기화된 자산매각은 시장 분위기의 악화와 실패론으로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고 그간의 과정을 전했다.

특히 “저희 가족 역시 마지막 남은 생활비 통장까지 꺼내어 CP를 사 모았지만 결국 오늘의 사태에 이르고야 말았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은 “이번 사태가 예고된 당일 저는 이미 막지 못한 이번 사태에 추가적인 피해를 줄이고자 긴급히 법원에 모든 결정을 맡길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저희 가족의 모든 경영권 포기가 자동으로 수반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욱이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는 전일 저녁 6시가 넘어 현금 5억을 빌려서 부도를 막을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결정되었고 또 다른 형태의 투자자들과 회사의 임직원 수백여 군데의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부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양네트웍스도 “계열사간 지급이 장기간 미루어지면서 역시 부도와 직면하게 되었고 동양생명과 동양증권의 전산망 마비, 수백여 조달업체들의 연쇄부도 등 엄청난 사태를 법원을 통해 일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며 동시 법원 측의 빠르고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현 회장은 “법정관리 신청의 결과가 부디 저희를 믿고 투자한 수많은 형태의 투자자들과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저희 동양의 임직원들과, 저희를 믿고 지난 60년을 거래해온 수많은 협력사 가족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었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회사의 회생이 주목적인 법원이 은행권의 이해관계도 회사와 일반투자자들을 위하여 현명하게 조정해주시리라 믿다. 단기간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는 행위를 통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또한 은행권과의 대화는 법정관리 하에서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사태 이후) 뒤늦은 제안을 받고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는 내용들이다. 때늦은 추가대출이나 자산매각을 통해 사태의 일부를 수습하는 방안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도 “다만 금번 사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CP전체의 차환이 은행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저와 동양이 마지막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걸고 지금도 변함없이 해결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이어 “CP 전체 차환의 규모는 분명 저희 일부 우량자산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규모라고 믿는다”며 “이와 관련된 모든 일에 제 역할이 없다고 판단되는 시기에 저의 책임을 물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사태가 진정된 후 사법 처리를 포함한 모든 책임을 받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끝으로 현 회장은 다시 한 번 사죄의 말과 함께 “마지막으로 이 사태의 가장 긍정적인 수습을 위해 부디 저희와 관련된 모든 기관과 언론의 긍정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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