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독일 비스바덴) 윤태구 기자=“한마디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벨기에,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등 중부 유럽에서 쌍용자동차 판매권을 가지고 있는 ‘알코파’의 헤르만 클라쓰 총괄이 밝힌 쌍용차 판매를 맡은 이유다. 그는 “솔직히 그동안의 쌍용차는 유럽에서 이미지가 좋은 브랜드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그때의 쌍용차와는 달리 품질과 디자인에서 정말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이후 쌍용차는 중부 유럽 딜러 네트워크를 새로이 구축하기 위해 벨기에에 본사를 둔 알코파와 2010년 9월부터 판매 계약을 맺었다. 알코파는 유럽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개국에서 수입차를 판매하는 회사다. 특히 중부 유럽에는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등 6개국에 대리점을 갖고 있다. 작년 매출은 16억 유로(한화 약 2조2000억원)이다.
쌍용차는 알코파를 통해 지난 2012년 중부 유럽 6개국에서 1700여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2200대의 판매를 기록할 전망이다.
헤르만 총괄은 “크로이만 파산 이후 중부 유럽 고객들의 자동차 쇼핑 리스트에 쌍용차는 없었다”며 “그런데 조금씩 그들의 인식이 변하기 시작하며 내년은 3000대, 2015년에는 6000대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쌍용차의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전의 카이런·액티언·로디우스 등 정말 못생긴 차에서 최근의 코란도C·렉스턴W·코란도 투리스모 등으로 디자인적으로 진화했고 △딜러 마진을 줄이는 등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같은 글로벌 모터쇼 뿐만이 아닌 브뤼셀 모터쇼 등 지역 모터쇼를 통한 직접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그는 유럽 시장에서 쌍용차에 대한 고객들의 로열티가 높다며 현대·기아차에 충분히 필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헤르만 총괄은 “(우리가 처음 딜러권을 맡을 당시)쌍용차는 지난 2년간 관리가 없어서 마이너스 출발이나 마찬가지였다”며 “하지만 쌍용차 고객들의 높은 로열티가 우리가 쌍용차를 맡게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딜러 네트워크가 재구축되며 최근 유럽시장에서 쌍용차의 관심이 급상승, 현대·기아차 만큼의 인지도를 보여주고 있는데다 비슷한 가격대의 현대차 투싼이나 기아차의 스포티지 등은 1.7리터 엔진을 탑재한 반면 이번에 출시된 뉴 코란도 C는 2.0 엔진으로 차이가 난다”며 “뉴 코란도 C는 단언컨데 2.0 엔진을 단 차 중에서 월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차”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쌍용차에 위협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기존의 경쟁업체들이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유럽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유럽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한 유로 6 규정이 시행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나 중부 유럽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점점 강화되며 탄소배출량에 따라 세금이 엄청나게 부과되고 있다.
헤르만 총괄은 “쌍용차가 해야 할 일은 기아차가 안드레 아가시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인 것처럼 지금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상승시킬 필요가 있다”며 “유럽에 출시할 SUV 라인업을 비롯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고 성능과 효율은 높이는 작업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