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경영진은 ‘웰프로’ 휴가에 대한 등록공문을 보내 직원들의 연차 사용을 독려했다.
웰프로는 모든 직원이 의무적으로 영업일 기준 10일을 연속으로 쉬어야 하는 제도다. 직원들은 영업일 기준 10일에 앞뒤 및 사이에 낀 주말까지 더하면 최대 16일을 쉴 수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 기간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베트남 의료자원봉사에 다녀오는가 하면 마음 맞는 동료들끼리 10박 11일로 유럽일주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HSBC은행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연차일수 중 절반을 한 번에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서도 연차 사용을 독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사측과 노조 간에 유급 연차를 5일 이상 소진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 안이 통과되면 수백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은행은 연말까지 부지점장급에 대해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사기 충전을 위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건비를 줄이려는 자구노력도 반영된 결과다. 은행권에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어닝쇼크’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BS·DGB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7개 금융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1조7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2조2799억원)보다 급감한 것은 물론 1분기 실적(1조9283억원)보다 더 악화된 수치다. 가뜩이나 저금리의 장기화로 인해 은행 수익의 기반인 이자이익이 줄어들었는데 STX그룹, 쌍용건설 등 대기업 부실 등 악재도 쏟아졌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차휴가를 독려하는데에는 연말에 지급되는 연차보상금을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움직임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앞서 은행권은 점포 통폐합을 비롯, 판매관리비 등 각종 경비를 줄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