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비대위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방안 전면 재검토해야”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금융감독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금융위원회의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비대위는 전일 금감원 2층 강당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관련 직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성근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합감독기구 분리 주요 사례로 언급되는 영국은 감독개편의 배경, 취지, 금융환경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다”며 “영국 현지에서도 이번 체제개편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상당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희산 전북대학교 부총장은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분리, 국제 및 국내 금융정책의 통합, 금융위와 금감원의 이원구조 해소 등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조직방어 경향이 매우 강한 한국 조직문화에서 분리된 감독기구는 서로 원활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고 비용부담이나 중복규제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병남 금감원 선임조사역은 “감독업무 실무자 입장에서 금융위가 제시한 방안은 현실성이 없고 문제점만 야기하는 방안”이라며 “감독기구 신설로 감독기능의 비효율성이 늘어나고 금융소비자보호 효과가 오히려 약화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조영균 비상대책 위원장은 “현재 금감원 내부 분위기는 심각하다”며 “금융위 개편방안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아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직원들 사이에)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23일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선진화 방안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그동안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부문을 담당하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격상해 분리하도록 했다.

금소원은 금감원과 대등한 위상으로 설립되며, 전 금융업을 대상으로 금융소비자 관련 사항을 감독하게 된다. 검사 및 제재권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