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홈페이지 |
그동안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통하던 현 부총리가 하반기 들어 강력하고 저돌적인 리더십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7월 들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내뱉은 발언이나 행동들은 취임 초기 조용한 이미지와 다르다는 게 측근들의 귀뜸이다.
현 부총리가 경제스타일을 강공으로 선회하면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한 분석도 이뤄지고 있다. 경기부양이라는 대승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제스타일을 바꾸면서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반응도 제기되고 있다.
◆부총리,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과시
지난 15일 현 부총리가 갑작스레 정부세종청사 기자실 방문 일정을 잡았다. 예정에 없던 일이어서 각 실·국장도 분주히 움직였다. 기자브리핑 내용은 러시아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사전 설명이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G20 재무장관 회의 당시 언론에서 일본 엔저와 관련해 G20 국가가 용인해줬다는 내용을 접하고 이번에는 사전 환기 차원에서 직접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날 재무장관회의 내용은 명분을 얻기 위한 포석이고 실제 목적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자질론에 대한 반박이 비중을 차지했다.
현 부총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보이려고 왔다. 안경을 닦아줘야 하는가”라며 “감독이 나오는게 좋은지 장막 뒤에 있는게 좋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때로는 감독이 나와서 소리 질러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문제는 좋은 작품 잘 만들고 성과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3월 일정데로 간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취임 후 4개월 동안 볼 수 없었던 강한 발언으로 현 부총리는 하반기 정책 운용과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동시에 얻는 효과를 봤다.
이후 그는 16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며 이른바 ‘녹실회의 부활’이라는 타이틀로 취득세 인하를 소신껏 밀어부처 안정행정부의 반대 의지를 꺾었다.
◆미미한 경기부양 효과…탈출구를 위한 선택
일각에서는 현 부총리의 경제스타일이 강공으로 선회한데 대해 각 관계 부처와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잘 해보자는 독려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쏟아낸 정책들이 효과를 내지 못하자 다급하고 초조해졌다는게 일부의 시선이다.
현 부총리도 지난 16일 기획재정부 직원 메시지에서 ‘화려한 개인기보다 골을 잘 넣어야 한다’고 성과 중심의 업무 태도를 강조했다. 이는 아직까지 상반기 경기부양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로 질책한 것이다.
취득세 영구 인하 역시 부동산 활성화를 조기에 이끌어내려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해야 한다. 마냥 경청하고 의견만 수렴해서는 정책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하반기 진행된 24일 첫 공식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도 현 부총리의 달라진 경제스타일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전까지 13차의 상반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협업과 창조경제를 단골 멘트로 강조하던 패턴이 이번 14차에서는 2단계 투자활성화 후속대책에서 단 한 번 ‘협업’을 거론했다.
기재부 한 고위 관계자는 “부총리가 지난 4개월간 행보에서 정책효과에 대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당장 3분기에 효과가 미미할 경우 시장에서 오는 기대심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강공책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총리의 지휘 스타일이 저돌적으로 선회한데 대해 당황스럽지만 일선 직원들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부총리가 하반기 정책시너지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