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르바오(北京日報) 1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도심 지역인 둥싼환(東三環) 서우청궈지(首城國際) 아파트촌의 80㎡짜리 아파트는 집단임대용으로 불법 개조돼 현재 25명이 함께 비좁게 생활하고 있다.
본래는 방 두 개짜리 집이지만 곳곳에 칸막이를 설치한 후 이곳에 2층침대 13개를 놓았다. 각 침대가 약 30㎝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 실내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다.
이곳은 ㎡당 최고 6만 위안까지 나가는 아파트로 매달 집세는 8000위안이지만 이곳 세입자들은 한 달에 1인당 800위안씩만 집세를 내며 살고 있다.
세입자 류제(劉杰)는 "베이징 도심 아파트 집세가 너무 비싸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 한 달 월급은 고작 3000위안도 채 안 된다"며 "둘이서 함께 시내 낡은 동네 방 2개짜리 아파트를 임대하려고 해도 1인당 집세로 한 달에 2000위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거쯔룽(鴿子籠·비둘기 새장)'이라고 불리는 이 같은 집단임대 아파트는 베이징 도심 곳곳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곳 아파트 촌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리(李)씨는 "이 같은 현상은 매우 보편적이다"라며 "몇백 위안짜리부터 2000여위안짜리까지 종류별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입이 많지 않은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인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이후 출생자) 사이에서 인기"라며 "이들은 그냥 자고 씻기만 하면 아무데서나 살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매달 25명으로부터 월세로 800위안씩 총 2만 위안을 받아 본래 월세 가격보다 갑절 넘게 받는 셈으로 손해볼 게 없어서 일부러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집단임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닭장 아파트'는 불법 개조돼 화재위험도 높은 데다가 여러 명이 거주하기 때문에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밖으로 빠져나오기도 힘들어 안전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아파트촌마다 이 같은 닭장 아파트를 근절한다는 공고문을 붙이고 세대주들의 주택 불법개조 등을 금지하고 나섰다. 베이징시 공안당국도 각 세입자에게 더 이상 집세를 내지 말 것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내 단속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