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왕좌를 지켜내야 하는 삼성전자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이려는 애플, 3위 안착을 목표로 하는 LG전자 모두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소니 등 일본 업체와 세대 교체를 강조하며 시장 잠식에 열을 올리고 있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혼전이 예상된다.
올 가을 스마트폰 시장을 빛낼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 삼성, 왕좌를 사수하라
14일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분기 30.8%의 점유율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2위인 애플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 5.1%에 불과했던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올해 들어 12.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이지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 4월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판매에 돌입한 갤럭시S4는 출시 한 달만에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갤럭시S4의 판매 실적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인 10조원에 조금 모자란 9조5000억원으로 발표되자 이같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삼성은 지난달 26일 세계 최초로 갤럭시S4 LTE-A를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SK텔레콤이 공급하는 LTE-A 서비스를 최초 적용한 제품이다.
여기에 올 3분기에는 또 하나의 야심작이 발표된다. 대형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인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갤럭시노트3가 출시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8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9월 중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첫 공개 장소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여전히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 방심하면 순식간에 밀릴 수 있다”며 “삼성이 올 하반기에 새 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것도 이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애플은 선두 추격, LG는 3위 굳히기 지상과제
올해 1분기 애플은 3833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1만대(15.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아이폰5가 지난해 9월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큰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의 팍스콘은 아이폰5의 판매 부진 여파로 올 초 중국의 최대 소비 시즌인 춘제 기간 직후 신규 고용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소식이었다. 삼성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애플은 1년 만에 신제품인 아이폰5S를 출시하며 왕좌 탈환에 재도전한다.
미국 경제 매체인 포브스 인터넷판은 지난 1일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의 기술 담당 편집장인 데이브 스미스의 전망을 인용해 아이폰5S가 9월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스마트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폰5S 출시일을 9월 4일로 명시하기도 했다.
팍스콘이 최근 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도 아이폰5S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애플은 올 하반기 아이폰5S, 내년 상반기 아이폰6를 연달아 내놓으며 삼성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는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갈 길이 가장 바쁘다. 1분기 기준 4.8%의 점유율로 간신히 3위를 지켜냈지만 경쟁사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4위인 화웨이는 4.4%, 5위인 ZTE는 3.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LG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명가 재건을 외치고 있는 일본의 소니도 지난달 전략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 울트라를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스즈키 구니마사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소니 기술의 집약체로 하드웨어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올해 4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3위에 오르겠다”고 공언했다.
LG의 믿을 구석은 오는 8월 7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되는 신제품이다. 제품명은 전작인 옵티머스G를 이은 옵티머스G2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옵티머스를 떼고 G2로 명명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제품은 LG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 관계자는 “이번 뉴욕 공개 행사는 미국에서 하는 첫 발표회”라며 “그만큼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성적이 좋았던 만큼 신제품 발표를 계기로 앞으로도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