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수수료 개편…가맹점·밴사, 수수료율 직접 정한다

2013-07-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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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개발연구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23년 만에 밴(VAN) 수수료 체계가 개편됨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가맹점이 직접 밴사와의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결정하게 된다.

밴사는 카드사의 승인 및 결제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로, 그동안 밴 수수료로 인해 가맹점의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일PwC는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밴시장 구조 개선방안 공청회'를 열고 "거래당사자인 밴사와 가맹점이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거래구조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체계는 밴사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결정하게 돼 있어, 밴사가 가맹점 유치를 위해 리베이트 경쟁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됐었다.

강동수 KDI 금융경제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밴 수수료의 부담주체는 가맹점인데, 수수료는 카드사와 밴사간 협상으로 결정돼 왜곡된 시장구조가 형성됐다"며 "가맹점이 밴사와 직접 협상한다면 리베이트가 없어지고 밴사간 가격경쟁으로 실질 수수료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밴사가 매출액을 높이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받은 후 다시 가맹점에 리베이트로 되돌려주는 관행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신용카드 약관을 통해 리베이트 자체를 불허하는 조항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편 후에는 밴사의 자율경쟁으로 인해 영세 및 소액다건 가맹점의 수수료 총액도 대부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위원은 "밴사간의 경쟁이 카드가맹점 수수료 총액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평균결제금액이 낮아 개편 후 밴 수수료가 높아지는 가맹점은 지극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기존 밴 수수료보다 높아지는 가맹점에 대해서는 공공 밴 설립 등의 추가적인 보완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밴사에 대한 IT관련 상시감독 및 정기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감독 차원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카드사는 승인수수료, 매입수수료, 증빙수거 수수료 등 밴사에 지급하는 비용항목별 절감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하지만 밴 업계에서는 이러한 개편 방안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시장원리에 맡기면 밴 수수료가 인하될 것이라는 막연한 추정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없다"며 "실제 KDI 제시안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밴 수수료 단가가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계개편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소요비용 대비, 기대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30여년간 지속된 카드사와 밴사간 유기적인 협력체제에 손상을 줘, 결제 인프라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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