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경기지표도 일부에서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가 기대했던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4·1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의 기대심리만 높을 뿐 뚜렷한 회복 시점을 가늠할 수 없어 하반기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 개선되지만 상반기 정책 효과는 미미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경제동향 7월호에 의하면 서비스업생산·설비투자 등 일부 지표에서 증가세를 보였지만 광공업생산·소비·건설투자는 여전히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지표가 7월 들어서도 상반기 정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정부의 시선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다.
지금쯤이면 추경, 투자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표로 나와야 하는데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 하방위험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경기부양 효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폭이 한 달 만에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실물경제 지표로 여기는 백화점(3.7%)과 할인점(4.3%) 매출이 증가한 부분이 위안거리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앞으로 경기는 대외여건이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본격화하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유럽 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위험이 여전해 하방위험도 있다"고 분석했다.
◆4·1 부동산 대책은 어디로…시장 경색 심화
부동산시장은 4·1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기도 전에 싸늘히 식어가는 분위기다. 대형건설사들은 7월 분양을 줄이는 등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 취득세 감면 종료와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 지연이 맞물리면서 순풍을 기대했던 부동산시장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4·1 대책 발표 직후 8억2000만원까지 올랐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형이 7억4000만원까지 떨어졌다. 10억7000만원까지 뛰었던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6㎡형도 9억4000만원까지 빠졌다.
정부에서 4·1 부동산 대책을 '시장 정상화'로 표현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지만 시장 반응은 '미봉책'으로 받아들이는 등 상호 괴리감을 가져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수차례 부동산 대책 발표로 내성이 생긴 시장에서 명확한 부양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하반기 경제성장 목표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기획재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주요 지표는 상반기 경기부양 정책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가 끝나는 시점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관련 정책을 수시로 점검하고 여러 가지 지표에 대한 대응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