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서는 취득세 영구 감면,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등 부동산 세제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임대차등록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임차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10일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월세시장이 불안한 주된 이유로 매매 수요 부족현상을 꼽았다. 대책으로는 매매 수요를 견인할 만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현재 주택시장 구조가 매매보다는 전세에 유리하도록 돼 있다"며 "저금리 기조, 전세의 월세 전환,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이 매매 수요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함 센터장은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집을 사면 손해라는 인식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며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매매전환을 위해서는 부동산 세제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집을 사서 내야 하는 세금이나 대출이자 부담보다는 여유있게 전세로 사는 것이 낫다는 심리가 크다"며 "중산층 이상에게는 세제혜택 등 주택을 보유해도 부담을 줄일 수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는 약 295만 가구가 무주택 세대로, 자가보유주택 없이 전월세로 살고 있다. 이 중에서도 32만~43만 가구는 부채가 없는데도 내집 마련을 꺼리는 세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로선 매매를 기피하는 이 수요를 매매시장에 끌어들이는 일이 시급하다.
은행권 대출상품도 개선이 필요하다. 함영진 센터장은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중산층을 전세에서 매매로 돌리기 위해서는 전세자금 대출제도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타협'을 강조했다. 변 교수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임대차등록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의무화하면 매매수요도 늘릴 수 있고 임대차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대차등록제는 세입자가 읍·면·동 등에 주민등록과 함께 임대차 등록을 하면 즉시 대항력을 갖게 되는 제도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1회에 한해 임대차계약 갱신 청구권을 보장하고 임대료의 연간 증액 상한 범위를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두 제도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법률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변 교수는 또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리모델링 공공임대주택 지원제도를 전국으로 확대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제도는 다세대주택 집주인이 전월셋값을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시가 리모델링 비용을 가구당 1000만원씩 지원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