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쉐둥 CIC 신임 회장 |
1960년 2월 장쑤성 창저우 출신인 딩 부비서장은 올해 53세로 중국 국무원 부비서장 중 가장 나이가 적다. 경제학 박사로 2006년 재정부장 조리, 2008년 재정부 부부장을 거쳐 2010년부터 국무원 부비서장을 맡은 행정관료 출신 인사다.
5000억 달러(약 564조원)라는 거액의 자금을 운영하고 있는 CIC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딩쉐둥은 어떻게 투자를 운용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 일각에선 오랜 기간 정부 행정 부문에서 근무해 온 딩쉐둥이 글로벌 투자 경험이 부족해 CIC가 아부다비투자청, 싱가포르 테마섹 등 글로벌 국부펀드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도 7일(현지시각) 신임 CIC 회장 앞에는 수익성 확보, 신규자본 확보, 중국 외환관리국(SAFE)와의 경쟁이라는 세가지 과제가 놓여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CIC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 오름세 대응하며 중국 당국의 높은 수익률 기대치를 충족해야 하는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 동안 미국 채권 투자 등 비교적 보수적으로 운영되던 CIC가 점차 고수익 고위험 등 자산에 투자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물색하면서 중국 당국의 커져가는 CIC 투자에 대한 관리감독도 딩이 직면해야 할 문제다. 여기에 최근 직접 외환보유고 투자에 나선 중국 외환관리국이 CIC의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CIC는 중국 당국으로부터의 신규 자본 유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당장 이번 달 하순쯤 발표될 상반기 실적보고서에서 CIC가 수익률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이 관측했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7일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이어져 온 원자재 가격 하락세로 그 동안 에너지·자원 투자에 집중해 온 CIC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막중한 부담감으로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CIC 전임 회장인 러우지웨이(樓繼偉)가 재정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줄곧 적임자를 물색했으나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앞서 투광사오(屠光紹) 상하이시 부시장과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총재, 황치판(黃奇帆) 충칭시 시장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수익성 확보 등에 부담을 느껴 본인들이 스스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 설립된 CIC는 재정부로부터 2000억 달러의 자금을 받아 설립됐으며 2011년 말 300억 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현재 세계 국부펀드 순위 5위에 꼽히며 현재 약 5000억 달러의 거액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이중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규모는 2000억 달러 정도로 과거 미국 국채 의존 투자에서 벗어나 점차 주로 원자재 상품을 비롯해 부동산·인프라 설비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현재 영국 히드로공항 지분 10%를 가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건스탠리·블랙스톤 지분에 투자했던 CIC는 글로벌 투자에서 2.1%의 손실을 입었다. 2011년엔 글로벌 상품가격 하락 영향으로 4.3%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해외포트폴리오에서 약 11%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가오시칭(高西慶) CIC 사장이 앞서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