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경제학' 우리는 장마때 '떼돈' 번다

2013-07-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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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행태 달라져.. 홈·온라인쇼핑 매출 '대박'

아주경제 전운 기자= 장마 기간 중 평균적으로 내리는 비의 양은 363㎜다.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보면 2470억원가량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비가 오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사람들의 소비행태다. 소비 패턴 변화로 달라지는 경제규모는 가늠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장마철이 되면 비 한 줄기에 울고 웃고를 반복한다. 장마의 경제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다.

◆ 비오는 날엔 부침가루 판매량 '껑충'

장마 기간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비자들의 이동이 적어지면서 홈쇼핑·온라인쇼핑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말부터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우산·레인부츠·방수테이프·아쿠아슈즈·와이퍼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보다 많게는 17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오는 날 집안에서 쉽게 리모컨 하나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홈쇼핑 매출도 15%가량 증가했다. '비오는 날에는 부침개가 제격'이라는 말처럼 부침가루 판매량이 40%나 뛰어올랐다. 부침개의 짝꿍인 소주·막걸리 매출도 10~20%가량 증가했다.

◆ 외식업계 호재… 배달 물량 급증

외식업계도 덩달아 호재를 맞는다. 배달이 주력인 외식업체들은 장마가 불황을 피해가는 또 다른 탈출구다. 지난해 장마 기간에도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장마 기간 중 서울·경기지역 치킨 배달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장마 전에 비해 20~30% 정도 매출이 상승했다.

특히 치킨·피자 등 배달 브랜드들의 매출이 급증했다. 원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업체들에게 '단비'가 내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외식업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실적 저조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장마 기간이 늘어나면서 배달업종 위주로 실적 만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雨요일을 노려라

비오는날을 노리는 유통업계의 마케팅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상반기 실적을 만회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비가오면 손님이 끊기는 업체들은 아예 파격 할인까지 선보이고 있다.

회전초밥 레스토랑 스시로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는 비오는 날 방문하는 고객에게 무료 메뉴와 메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레이니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일산 원마운트는 19일까지 비오는 날 방문객에게 워터파크 입장료를 50% 할인해주는 ‘레인파티’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고, 에버랜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팬들을 대상으로 비 오는 날 방문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장마 시즌을 맞아 7일까지 우산과 제습용품, 레인부츠 등 장마철 필수용품을 최대 84% 할인하는 ‘장마대비 기획전’을 진행한다.


◆ 시금치값 2배 폭등…서민경제 빨간불

이처럼 장마는 일부 업종에 한해서 단비 역할을 한다. 하지만 너무 오래 지속되면 서민물가 오름세를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생활용품 매출은 오르지만 농축산물 가격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가 지난 후의 농산물 가격은 그야말로 금값이다.

지난해 장마가 끝난 후 시금치 가격은 한 달 전보다 두 배가량 올랐고, 배추와 무도 30~40%가량 상승했다. 태풍으로 인한 수해가 이어지면서 닭고기와 한우 값도 10% 이상 올랐다.

장마가 길어지면 건설업 종사자들도 울상이다. 비가 오면 공사를 중단하게 되면서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장마 기간에 건설업분야에서 줄어든 일자리는 4만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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