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스노든은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러시아 연방이민국 관계자를 인용해 스노든이 러시아에 망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또한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당직 영사인 킴 셰브첸코는 통화에서 “어제 저녁 10시 30분쯤 영국인 새라 해리슨이 공항 영사 사무실에 와서 스노든의 망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새라 해리슨은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서 법률자문으로 일하고 있다. 홍콩에서 러시아까지 스노든과 동행했다.
러시아는 스노든의 망명 신청을 수용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제2차 ‘가스수출국 포럼’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만일 그(스노든)가 이 곳(러시아)에 남기를 원하면 우리의 미국 파트너들에 해를 끼치는 데 초점을 맞춘 활동을 중단한다는 한 가지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러시아는 한 번도 누군가를 어딘가로 넘겨준 적이 없다. 지금도 그렇게 할 생각이 없고 다른 누군가가 우리에게 누군가를 넘겨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소한 스노든을 미국에 인도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보안기관 관계자는 이타르타스 통신에 “만일 스노든의 망명 신청서가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며 “그가 여권이나 다른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망명 허가 검토에 방해되지 않는다. 증인이 그의 신상 자료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날 스노든은 위키리크스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지도자들에게 나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부통령을 통해 압박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지도자의 이런 기만행위는 정의가 아니다. 미국은 그 동안 망명을 요청할 권리 같은 인권의 가장 강력한 수호자였는데 현 정부는 이를 부정했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스노든은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서 9일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이번 파문을 빨리 진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탄자니아를 방문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현지 기자회견에서 NSA의 유럽연합(EU) 도청 등의 의혹에 대해 “우리가 (이 의혹에 대한) 답을 갖게 되면 우리 동맹들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그들(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보기관들)은 세상 일을 더 잘 파악하고 각국 수도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다른 모든 나라들이 하는 것처럼 미국도 외국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