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불황에 경영진도 구조조정 '삭풍'

2013-07-0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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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증권업계가 깊은 불황에 빠지면서 일터를 떠나는 임직원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임기를 못 채우는 최고경영자(CEO)가 속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임원 선임 두 달 만에 사임하는 사례까지 나타난다.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이후 60개를 훌쩍 넘어선 증권사가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는 탓에 증시가 오르더라도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은 전월 말 자진 사임했다. 이 사장 임기는 2년 이상 남아 있었다. 같은 달 26일에는 임일수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주주총회를 통해 재신임을 받은 지 5일 만에 사의를 나타냈다.

동양증권이나 한화증권은 최근 적자를 지속하면서 잇따라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두 CEO는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옷을 벗었다.

현대증권 김신 대표도 올해 3월 말로 끝난 2012회계연도 24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임기를 못 채운 채 떠났다. 이 회사는 현재 윤경은 대표 단독체제로 경영구조가 변경됐다.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사장을 포함하면 최근 5명에 달하는 증권사 CEO가 이어지는 실적 부진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증권사 임원도 마찬가지다.

한화투자증권은 5월 말 6명에 이르는 본부장 및 부본부장 1명이 동시 퇴임했다. 이 가운데 금세종 본부장(상무)이 맡았던 전략영업본부는 부서가 아예 사라졌다. 재무지원본부와 기획관리본부도 기획재무팀으로 축소 통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 이원규 본부장, 유명규 본부장은 회사 통합이후 2012년 9월 3일 새로운 직책을 맡게된 이후 8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2012회계연도 572억원 상당 순손실을 냈다. 적자폭은 전년 대비 더 커졌다. 이번 임직원 줄사퇴도 이런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서는 한양현 전무, 최종태 전무, 오익근 상무를 비롯한 임원 5명이 최근 사임했다. 이 가운데 오 상무는 올해 4월 1일 선임된 지 두 달 만에 회사를 떠나 가장 단명한 임원이 됐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은 2012회계연도 순이익(172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현금 배당을 실시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NH농협증권에서는 오길록 상무대우와 윤진일 상무대우가 임원 선임 1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회사를 떠나 새 둥지를 트는 임원도 일부 보인다. 안동원 전 키움증권 전무는 BS투자증권 사장으로 임명됐다. 조태준 전 대우증권 경영자문역도 동양증권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이동했다. 주진형 전 우리투자증권 전무는 임일수 한화투자증권 대표 후임으로 갈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실적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반 직원뿐 아니라 고위 임원이 회사를 나가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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