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실적이 하반기 증시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59조18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22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와 52% 늘어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액 52조8600억원, 영업이익 8조779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112조원, 영업이익 19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 또한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실적은 당초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KDB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한화투자증권·HMC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1조원대에서 10조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큰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4 판매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등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IM부문의 수익 개선폭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4를 포함한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을 당초 8000만대보다 줄어든 7500만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력 제품인 갤럭시S4 판매량 부진과 마케팅 비용 지출에 따른 마진율 둔화가 수익성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갤럭시S3·갤럭시노트2 등 기존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각각 200만대씩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IM부문의 수익성 개선폭이 줄면서 전체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치보다 적은 1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국내외 증권가의 기대가 과도했던 데 따른 반작용으로, 삼성전자 자체의 펀더멘털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S4는 잘 나가고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게 높게 기대를 했던 탓"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IM부문의 실적 둔화를 상쇄할 수 있는 호재들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최근 PC용 D램 가격 상승,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 등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스마트폰용 아몰레드 수요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현물가격이 저점 대비 100% 넘게 오르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며 "시스템LSI를 제외한 메모리 반도체 부분의 영업이익은 1조원가량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중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증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더라도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물량을 공급할 만한 곳이 삼성전자 외에는 없다"며 "삼성전자가 향후 실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