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불편한 관계 개선
최 총정치국장의 갑작스런 중국 방문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북·중 관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최룡해의 방중은 당 국제부장 등 다른 인사들이 가는 것하고는 의미가 다르다"면서 "공개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의 메시지를 가지고 갔을 가능성이 크고, 북·중 교류 및 관계 개선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김숙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라는) 자신의 설득에 정면으로 도전한 데 대해 모멸감을 느꼈다"며 중국 외교관들이 사석에서 전한 중국 내 분위기를 언급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한반도의 전쟁 위기 고조가 미국의 동아시아에 미사일 방어(MD) 등 첨단 전력 배치를 강화하는 계기로 연결되는 것을 우려해 '원인 제공자'인 북한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북한은 되레 '핵·경제 병진 노선'을 선포해 양국 관계는 더욱 어두워졌다.
따라서 이번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은 다시 중국과의 신뢰를 쌓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자세를 비록 낮췄지만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6자회담 재개를 놓고 북·중 간 온도차가 느껴지고 있어 예전과 같은 관계 회복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6자회담 직접 언급…북·미 회담까지 연결될까?
이번 최 총정치국장의 방문에 북한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대목은 '6자회담' 언급이다.
최 총정치국장은 판창룽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를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정치국장은 방중 내내 중국 고위 간부들과 만남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 '6자회담' 등을 직접 언급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알렸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비핵화 원칙이라는 큰 틀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판 부주석은 북한 핵문제로 인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위협을 받았다며 각 당사자들이 비핵화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 군부의 실세인 판 부주석이 중국 군부 역시 (북한의) 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도 최 총정치국장과 만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관련 당사국들은 모두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 한다"고 핵을 용납 못한다는 사실에 못을 박았다.
이와 관련 주펑 베이징대 교수는 미국의 뉴욕타임스에서 "비핵화 없이는 중국이 김정은의 방중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나올 때 회담도 대화도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