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신예미 한덕철강 전경. (우)GMC백운광산 전경. |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폐광의 위기에 몰렸던 국내 광산이 연 4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국내 유수기업에 납품계약을 맺는 등 선진화 기반을 닦아 나가고 있는 것.
일부 광산들을 필두로 설비의 현대화와 독자적 기술력 확보를 통해 ‘재기’라는 기지개를 펴고 있다. 동시에 지역 일자리 창출 및 내수활성화 기여를 통해 오늘날의 창조경제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
◆ 국내 유일의 철광 '신예미광산', 부활의 날갯짓
24일 서울에서 제천IC를 지나 3시간 남짓 달리기를 해 도착한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신예미광산. 해발 530m 산 중턱에 위치한 이 광산은 국내 유일의 철광산으로 총 매장량만 2690만2000톤에 달한다.
24일 강원 정선군 한덕철광 신예미광산 내 근로자가 점보드릴에 불을 환하게 밝히고 천공작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차를 타고 10분여간 내려갔을 무렵, 갱도 내부 안쪽에서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굉음소리가 들린다. 높이 4m짜리 대형 장비인 점보드릴이 지름 4㎝짜리 구멍을 약 3m 깊이로 뚫는 천공(穿孔) 작업의 소리다.
24일 강원 정선군 신예미광산에서 한덕철광 관계자가 마그네틱 펜을 이용해 철광석이 달라붙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장비 현대화 등 과감한 시설투자가 그 원인이다.
당시 삼진로직스는 시설비용은 높지만 광석운반거리를 줄일 수 있는 수직 수갱 개설을 결정했다. 운반거리가 짧아짐에 따라 06년 40만톤에 불과했던 생산량은 12년 73만톤으로 약 1.8배 크게 증가했다.
생산량 증가에 따라 업체는 저품위 광석을 고품위화 할 수 있는 건식 선광장과 습식 선광장을 추가로 건설했다. 생산량의 70%이상을 포스코에 납품하고 있는 이 광산은 제철에 필요한 품위에 맞출 수 있도록 시설투자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였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기존 70억원대에 그치던 신예미광산의 매출액은 지난해에만 407억원을 달성하는 등 생산성이 크게 늘었다.
이상환 한덕철강 신예미광업소장은 “포스코 계약량이 지난 2006년(25만톤)부터 2008년(45만톤), 2011년(50만톤)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광시스템 신설 및 생산시설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GMC백운광업소, 국내 자원과 기술로 ‘우뚝’
GMC백운광산 갱도 내 석회석 벽면. |
강원 삼척시 하장면에 위치한 GMC백운광산 내부. 김병환 GMC 대표가 순백색의 석회석을 가르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GMC백운광산은 현재 총 매장량은 1959만2000톤, 가채광량 1467만1000톤, 품위(CaO) 54.9%이르는 국내 유일의 고순도 석회석 광산이다.
특히 GMC는 국내 석회석 중탄시장 자립의 일환으로 제지공정시 표백용으로 사용되는 중탄기술을 국내 기술력으로 개척했다.
당시 다국적기업이 80%이상 점유하고 있는 중탄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회사의 임원진들은 해외 10여개 업체를 벤치마킹한 것. 이를 통해 얻은 정보와 국가 R&D를 통해 실용화에 성공했다.
GMC백운광산 갱도 내부 모습. |
이에 중탄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이 90%이상 차지하던 점유율이 70%로 줄어들었고, 나머지 30%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GMC가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김 대표는 “현재 광산 내부에서 우수한 품질의 석회석인 마블(Marble)의 부존을 확인했고, 이는 수입 대리석(이태리)과 동등한 품질”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외 판로확대를 모색하는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광물公, 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및 자금 지원
이들 광산의 회생 배경에는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역할이 큰 몫을 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정부와 1992년부터 국내 광산의 생산성 향상과 환경문제 절감을 위해 대규모 갱도개발과 대형장비를 활용하는 광산 현대화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20년간 60개 광산에 436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올해부터 중소형 광산과 기술공동개발을 통해 독자적 기술을 확보하고, 채산성을 높이는 등 중대형 광산으로 자립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
공사는 지난 4월 GMC 등 국내 광산 10개사 대표와 각사 광산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운영협의회를 출범했다. 이들 협의회를 통해 공사는 GMC와 공동으로 기술력을 연구, 개발해 해외 석회석 광산에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예미 광산 3차원 모델링 진행사항. |
고정식 광물공사 사장은 “핵심기술보유는 자원개발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라며 “공사는 제도적인 지원과 함께 국내 중소기업·광산 스스로가 기술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