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전세가격 전망’ 자료를 통해 “비아파트 및 월세 중심 공급뿐 아니라 전세금 반환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전세 가격 압박 요인이 강하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올 1~4월 전세가격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1.31% 상승했다. 이는 2009년 3월부터 4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올해 서울·수도권(1.22%)은 아파트(1.55%)·연립(0.66%)·단독주택(0.47%) 순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5개 광역시(1.44%)와 기타 지역(1.36%)에서도 아파트는 각각 1.81%, 1.69%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수도권의 월세 가격은 0.2% 하락했다. 지방광역시도 0.4% 상승에 그쳤다. 공급 물량이 급증세인 서울·수도권 내 오피스텔이 1.2%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전월세 거래량은 1~4월 50만8000여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9.4% 증가했다. 이중 아파트 거래량은 23만8000건으로 5.3% 증가에 그쳤지만 아파트 외 주택은 27만건으로 13.3% 늘었다. 거래량에서 아파트 외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53.2% 수준으로 아파트를 넘어서고 있다.
허 연구위원은 “전월세 거래량은 늘었지만 반전세와 보증부월세를 제외한 순수 전세는 오히려 줄어 전세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임대인 리스크가 확대돼 전세금 반환에 대해 위험이 적은 물건에 수요가 집중돼 전세가를 밀어올리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전세 하한가와 상한가의 격차가 크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허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담보 대출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입주 물량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입주 5년 미만 아파트 단지의 전세가 상한가와 하한가의 차이는 12% 수준이다. 5년 이상 아파트 단지는 10% 미만이다. 최근 입주 1년 미만 아파트 단지의 경우 하한가와 상한가의 차가 15~20%까지 벌어지고 있다.
허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개별 가구 물리적 특성으로 전세 가격 격차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임대인의 담보 대출 여부 및 비율이 전세 가격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지속적인 아파트 전세가 상승은 월세 중심의 공급에 따른 전세 물량 감소의 영향이 적지 않은데 저금리 상황에서 월세 물량 증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주택 담보 대출 부실에 따른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 확대에 따른 전셋값 압박 요인도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