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홍보수석을 비롯해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하며, 상당 규모의 인적쇄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밤 귀국 직후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이 수석은 13일 아침 청와대에 출근해 오전 8시 홍보대책회의를 주재한 이후 사무실을 떠나 현재까지 외부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13일 오전 10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와 이어진 허 비서실장 주재 수석 회의에 모두 불참해 그의 사표가 수리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아직 인사권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혀 이 수석의 사표가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임을 밝혔다.
하지만 이 수석의 사표 수리는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윤창중 파문'의 인책은 윤 전 대변인의 직속상관인 이 수석 한 명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의 '책임론' 언급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면 지휘책임을 묻겠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부 기류도 '윤창중 파문'에 대해 박 대통령의 사과와 이 홍보수석의 사표 수리로 종결 짓자는 분위기다. 사실관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쪽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윤창중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향후 대통령의 외국 방문 시 청와대 공직기강팀을 수행단에 반드시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 조치는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민정수석실에 대해 방미 전(全) 일정을 리뷰(재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매뉴얼을 작성, 향후 대통령의 외국 순방 때 참고하고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민정수석실은 현재 방미 준비과정부터 시작해 수행단의 기강과 대언론관계, 현지 인사 면담 등이 차질없이 진행됐는지 여부를 면밀히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철저조사 지시에 따라 이번 방미를 수행했던 청와대 관계자들은 방미 당시의 행적에 대해 시간대별로 조사를 받았다.
애초 윤 전 대변인이 포함된 홍보수석실 산하 인사들만을 대상으로 시작된 감찰은 향후 전 수행원단을 대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공직기강팀을 대통령 외국 방문 수행단에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대규모 수행단이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전체적인 인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강이 해이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 대통령의 외국 방문 수행단에는 청와대 공직기강팀 소속 인원이 반드시 참여해 수행단의 공직기강을 점검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