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 ‘인도로 가는 길’ 열까? 말까?

2013-05-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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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조만간 ‘인도’ 사업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듯하다.

포스코가 추진해왔던 인도 사업 환경이 긍정적으로 급변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제철소 착공의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왜 하필 지금 이 시기냐는 것이다. 철강 시황이 너무나 안 좋아 투자를 되도록 줄이고 수익 위주의 경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120억달러(당초 계획)에 달하는 거대한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이다.

인도 대법원은 지난 10일 오디샤주 정부가 포스코에 칸타하르 언덕 일대에 대한 광산을 부여한대 대해 오디샤 고등법원이 이를 유보한 판결에 대해 중앙정부가 허가 여부를 결정하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과거 탐사권을 추천 받았다고 주장하는 현지 업체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해 포스코는 예정된 광산 탐사권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다만 중앙정부는 일관제철소를 건설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수락해야 광산 탐사권을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정 회장 부임 후 포스코는 제철소 건설과 광산 탐사를 함께 추진해오던 방식을 버리고 어느 것이건 먼저 허가를 얻는 데로 추진키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업은 지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점이 오히려 현재의 포스코에게는 약이 됐다. 2011년부터 경기 불황이 엄습하면서 포스코는 아예 투자를 시작하지 않은게 도움이 자제하고 수익 위주의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400만t 용광로 3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축소해 1단계로 800만t 규모만 짓겠다고 축소한 데다가 인도 현지 사정을 반영해 무리하게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인도측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투자시기를 늦추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인도 중앙정부다. 외국인 투자유치(FDI)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20억달러를 눈 앞에 두고도 자국민의 반대로 8년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데다가 포스코도 한 발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어떻게 해서든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밀려 든 것이다.

2년이 넘게 끌던 인도 대법원의 항소심 판결에 앞서 오디샤주 정부는 제철소 건설 부지를 늦어도 6월 안에 모두 확보해 포스코에 넘기겠다고 공헌했다. 여기에 지난 11일 인도 경찰은 3월 2일 제철소 건설 예정 부지인 빠타나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사고의 배후 혐의로 포스코저항투재위원회(PPSS)의 지도자인 아바이 사후를 체포하는 등 제철소 건설 반대 세력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포스코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정 회장에게 주어진 투자 여부를 최종 판단할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회장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여왔던 정 회장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제철소를 착공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사업 여건이 너무 좋지 못한데다가, 철강 및 수요산업 업황 회복이 언제가 될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성이 높은게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불황이 당분간 이어진다면 투자시기를 늦춰야 겠으나 2~3년 내에 회복 될 것이라고 확신이 선다면 무리가 되더라도 지금 제철소를 지어야 인도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며 “포스코 해외사업의 운명을 가늠할 중대한 결정이 될 것인 만큼 정 회장의 고민도 그만큼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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