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환대출로 '2금융권 고객 빼가기' 열중

2013-05-07 17:07
  • 글자크기 설정
자료: 각 사 취합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시중은행들이 기존의 제2금융권 영역까지 손을 뻗고 있다. 꼬박꼬박 이자를 내는 저축은행의 우량고객들을 빼오는가 하면, 캐피탈사가 장악했던 자동차대출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와 부동산 거래 침체 등으로 대출 수요 감소에 위기감을 느낀 은행들이 대환대출 영업전에 뛰어들고 있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일시 상환하기 위해 다른 금융사에서 새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은행들의 영업 목표는 담보가 확실하고 이자를 꼬박꼬박 납부하는 신용등급 6등급 이상 우량고객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저축은행 등에 비싼 이자를 내는 고객이라면 일일이 심사를 거치지 않고 받으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 입장에서 대환대출이 신규 대출을 발굴하는 것보다 부실 위험이 적고, 꾸준하게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은 갈 수록 지지부진해 대환대출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지난달 말 4대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적게는 34%에서 많게는 74%까지 급감했다.

이렇다보니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4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4월 말 신용대출 잔액이 13조35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늘었고, 하나은행은 7%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신용대출이 1조6000억원 줄었다.

최근 신한은행이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신한 마이카 대환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마이카 대환대출'은 서울보증보험과 추가협약을 통해 기존에 제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자동차 할부금융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업계 최저금리의 은행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최저 연 4.72%(5월 3일 코픽스 잔액기준)가 적용된다. 은행의 고객 빼가기로 제2금융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제시하는 금리조건도 좋고 아무래도 제1금융권이란 인식 때문에 대환대출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실물경기도 좋지 않아 무조건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