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아트톡>의수화가 석창우화백 제자 '먼지여행' 작가 황신혜

2013-05-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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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7일 갤러리엠에서 첫 개인전..5월 3일 작가와의 대화시간 열려

2일 '먼지'황신혜 작가 전시장을 찾은 석창우화백이 제자의 그림앞에서 활짝웃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양팔로 끌어안은 꽃과 식물들이 터질듯 부풀어 올랐다. 한필로 휙휙 그려낸 선들이 힘이 넘친다.

5월1일 서울 낙원동 갤러리엠에서 여는 '먼지' 황신혜(29)는 '의수화가' 석창우화백 1호 제자다.

'양팔없는' 석 화백의 제자가 되기까지 '떠돌이 순례자'였다. 국문학을 전공한 먼지는 "그동안 쌓아온 모든게 먼지처럼 느껴져" 2007년 대학졸업후 무작정 세계 여행에 나섰다.

일본 인도 태국 중국등지를 순례자처럼 돌아다녔다. 배고프면 고팠고, 먹을게 있으면 있는만큼만 채웠다. '어떻게 여자 혼자서?'라는 말은 떠나보지 않은자들의 말. 세상은 넓고 좋은 사람도 많았다.

1년2개월간 세상곳곳을 쏘다니며 느낀 감정들을 담은 책도 냈다. 만화를 곁들인 여행에세이 '먼지여행'(2010)책은 그림실력이 돋보여었다.

"여행후 80살 할머니처럼, 인생에 아쉬울 게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남은 날들이 많은듯했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갓난아기처럼 모든 걸 새롭게 익혀가고 있었고, 소소한 것들의 즐거움, 특히 그리기, 만들기, 노래하기 등의 창조적인 즐거움을 누리고 싶었죠."

석 화백의 손이되어 따라다니면서 '눈동냥'한지 3년. 손끝에서 그림이 나왔다. 성냥꼴같이 가느다란 손에선 마그마가 터지듯 속마음이 쏟아졌다.

"제안의 거칠고 자유로운 부분을 스스로 판단하고 억압하면서 불편해 해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허공을 보는듯 '욕심을 비운듯한 눈빛'이 인상적인 먼지는 "석화백을 만나 어렸을때부터 좋아하던 그림을 공부하면서 자유를 느끼게 됐다"고 했다.


처음엔 양팔없는 석화백이 그렇게 시작했듯, 선긋기를 반복하고 마음에 드는 짧은 구절들을 판본체로 쓰는 연습을 했다. 시편 23편을 판본체로 계속 쓰나가자 점점 나만의 글씨체가 생성됐다. 2012년 대한민국 서예대전등 각종 미술대회에 참가했고 상을 수상했다. 올초엔 서울 신사동 2013청작화랑 공모작가로도 선정됐다.

여행의 경험은 화폭에 재현됐다. 풀, 꽃, 나무 같은 자연물을 그리거나 여행에서 즐겁고 따듯한 기억들이 아크릴, 과슈, 수채화, 오일파스텔, 펜화, 압화 꼴라쥬, 지우개도장, 수묵화, 분채작업으로 다양하게 그려졌다.

붓가는대로 물흐르듯 나온 그림. 석화백의 말을 듣고 더 용기를 냈다.

“사람들이 이해하리라 생각은 하지 마. 내가 내 맘속에서 나오는 그대로 표현해 사람들에게 작품을 맞추면 그것은 죽은 그림이야. 아무 눈치 보지 말고 내 내면에서 하고자 하는 것을 내 눈치도 보지 말고 마음껏 표출해 외적인 생각을 내면의 소리라고 단정 짓지 말고 정진을 하고나서 심장이 하자는 대로 하라"는 말이 가슴에 새겨있다.


이번 전시에서 동양화 재료와 서예를 접목시켜 그동안 감췄던 내면을 담아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과 담백함, 경쾌한 에너지가 가득하다.

꽃과 풀, 나무와 집, 구름과 새, 물고기와 도마뱀등이 가득한 그림마다 '껴안은 손', '기도하는 손'이 눈길을 끈다. 내면을 감싸는 손길이기도 하며 자신을 감싸는 '신의 존재'이기도 하다. 또 '메롱'하는 구름과 입술의 형상으로 웃음도 선사한다.

"내가 그림을 통해 찾은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이번전시 그림안에 들어있어요. 내 내면의 여정을 통해 발견한 것들이 다른사람들안에서도 빛날수 있었으면 해요.

국문학도에서 여행가로, 여행작가에서 화가로 데뷔하는 전시 제목은 '먼지의 여행-이후'다. 전시기간인 5월 3일 오후 7시 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한다. 전시는 5월7일까지.(02)737-0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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