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은행의 대기업 익스포저(대출금, 사모사채, 확정지급보증 등)는 221조원으로 리먼사태 직전 수준인 199조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2010년 들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된 이후 신용위험 회피현상이 심화되면서 은행들이 대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대기업 익스포저는 상위기업 100대 대기업에 45%, 대기업 계열 기업집단에 84%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계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32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요주의이하여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27조5000억원이었다. 중복되는 부분을 제외하고서도 이들을 합한 잠재위험은 48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특히 기업집단이 건설업종 기업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여타 업종 기업의 잠재위험 익스포저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나 동일 기업집단 내에서 기업간 부실이 전이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동일 기업집단 내의 업종별 잠재위험 익스포저를 살펴보면 건설업을 보유한 기업의 익스포저가 8조300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한은은 자체 리스크 평가모형(SAMP)을 통해 잠재위험 익스포저가 부실화될 경우 국내은행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추정하 결과, 외환위기 절반 정도의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내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4.4%에서 13.2%로 하락하고 외환위기 충격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기자본비율이 12.1%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