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공익재단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현재 대신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3곳뿐이다.
노대래 신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취임 직전 재벌 측 지분을 공익재단에 넘기는 것에 대해 증여세 없이 영구적인 우호지분 역할을 하는 만큼 편법증여로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5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신송촌문화재단은 연초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43차례에 걸쳐 대신증권 보통주 5만7000주를 사들여 지분을 0.53%에서 0.64%로 0.10%포인트 이상 확대했다.
대신송촌문화재단은 대신증권 보통주뿐 아니라 우선주도 127만주(3.53%)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당국 수장이 규제 의지를 밝힌 가운데 공익재단이 올해 들어 지분을 늘린 10대 증권사는 대신증권밖에 없다.
삼성그룹 삼성문화재단ㆍ현대그룹 영문재단도 각각 삼성증권, 현대증권 지분을 0.26%와 0.02%씩 보유하고 있는 반면 올해에는 지분 변동이 없었다.
대신금융그룹 창업주인 고 양재봉 명예회장이 1990년 설립한 대신송촌문화재단은 양 전 명예회장이 사재 1억원을 출연해 세워졌으며 현재 재산 규모는 2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송촌문화재단이 보유한 대신증권 보통주와 우선주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각각 30억원, 76억원씩 모두 106억원으로 이 재단 재산 가운데 36%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비해 양 전 명예회장 손자로 최대주주인 양홍석 부사장이 대신증권에 출자한 보통주 338만주(6.66%) 가치는 310억원 남짓으로 재단 대비 3배 수준에 그쳤다.
양 부사장 및 모친인 이어룡 회장은 재단뿐 아니라 주식상여금을 통해서도 경영권을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들어 대신증권 등기임원에게 지급된 주식상여금을 보면 이 회장(2만800주), 양 부사장(3100주), 나재철 대표(2300주씩)에게만 모두 3만3400주가 주어졌으며 이날 종가 기준 가치가 3억원을 넘었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은 2012년 4월~12월까지 3개 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1억원에 이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재단이 지분을 사들이는 목적은 공익사업 재원 강화 차원"이라며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사회공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식상여금 또한 2012회계연도 이전 성과에 대한 보상을 3차례에 나눠 지급하는 바람에 이번에 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