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미흡한 경제예측으로 추경 편성 송구"

2013-04-2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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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결특위 정책질의 첫날부터 파행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국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정책질의가 시작부터 파행을 빚는 등 여야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미흡한 경제 예측과 세입 전망으로 인해 이번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제출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이 이번 추경이 세입 결손 보전용이라며 정 총리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무산된 정책질의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의도였다.

정 총리는 이어 "민생안정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을 널리 양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부는 최선을 다해 추경안을 마련했으나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국회의 제안과 고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민생안정에 도움이 되고 경제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이번 추경으로 악화된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국회와 협의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향후 대책도 국회와 충실히 협의하겠다"면서 "지난해 예산편성 확정 과정에서 국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추경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거듭 사과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정책질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17조3000억원 규모인 추경예산의 절반을 훨씬 웃도는 12조원이 세입 결손 보전용으로 편성된 점을 문제삼았다. 추경예산이 상당부분 세입 결손 보전에 투입되는 까닭에 실제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규모는 5조3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전임 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균형 재정'을 억지로 맞추다 보니 세수 추계를 부풀렸고 결과적으로 넉 달 만에 세입 결손을 보전하는 추경을 편성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정부를 몰아세웠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이번 추경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30조 슈퍼 추경'에 이어 둘째로 규모가 크지만, 대부분 세입보전용"이라며 "이런 가짜·탈법적 추경에 대해 정 총리가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 '빚더미 추경'을 하는 마당에 정부가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도 "이번 추경은 전임 정부가 무리하게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지만, 정부는 연속성이 있는 만큼 정 총리가 사과하는 게 맞다"고 가세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정 총리가 사실상 사과를 거부하자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예결위 회의장을 퇴장했고, 오전 정책질의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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