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게이츠 회장을 만나 창조경제에 대해 "창조경제는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창의성을 꽃피우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면서 경제구조에 변화를 가져오길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창조경제의 핵심은 산업인데,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새로운 기업이 나와 역동성을 유지하고 성장을 계속해나간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게이츠 회장의 의견을 구하고 싶다"면서 "인재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 회장은 "(박 대통령이) 창조성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판단이다. 한국의 좋은 교육시스템과 교육의 질, 인프라 기반, 세계적 명성의 대기업 등 출발점은 잘 갖추어져 있으므로 여기에서 그 다음 어디로 나갈 것인가 고민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게이츠 회장은 "기업가정신을 계발하고 창조성과 혁신이 함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밴처캐피털을 장려하고 큰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컴퓨터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의 정부의 연구개발은 평가절하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분야에서의 IT기술 접목이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앞으로 변화의 기회는 많다. 이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통령과 게이츠 회장은 또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 빈곤 퇴치를 위한 해외원조 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4세대 원자로'에 대한 한국과의 공동개발계획을 소개하고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회장은 "원자력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안전한 에너지 공급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 오작동 대응, 페기물 처리문제 등이 극복할 과제"라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 기술을 접목한 4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