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장기수감' 한화, 이라크서 11조 날릴 판?

지난해 5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의 본계약을 체결하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누리 카밀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한화건설이 이라크 정부와 협의 중이던 발전·정유시설과 학교, 병원, 군시설 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된 탓이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수주한 이후 추가 수주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최고경영자인 김 회장의 부재로 신규 수주가 스톱된 상태”라며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 수주 직후부터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김 회장에게 요청한 10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추가 수주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김 회장이 지난 15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으면서 이 같은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기사

• 김승연 한화 회장 항소심도 실형… "판결문 보고 항소 결정"(종합)
• 김승연 회장, '앰블런스에 실려 법원 입장'

특히 한화건설이 김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이라크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이 중국과 터키는 물론 유럽 건설사들까지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어 자칫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김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 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다른 경쟁국 건설사에게 공사를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10만가구 규모의 국민주택건설 및 단지조성공사로 한화건설이 수주한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이다.

이라크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주택(800억달러), 교통인프라(460억달러), 에너지(800억달러), IT·의료(690억달러) 등 총 2750억달러(약 310조원)에 달하는 재건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