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7부는 15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 회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했던 1심보다는 형이 낮춰진 것이다.
한화측은 이에 대해 “판결문을 받아보고 변호사와 협의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도소득세 포탈 혐의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형량을 유지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형을 소폭 낮췄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한화그룹의 실질적인 경영자로서 책임에 상응하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계열사 부당지원 피해액 3분의 2에 해당하는 1186억원을 공탁한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부실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다른 계열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건강 악화로 구속집행정지를 받고 있는 김 회장은 이날 구급차에 실려 법정에 출두했다. 김 회장은 지병인 당뇨가 악화되고 체중이 급격하게 불어나 호흡곤란을 겪고 있으며, 우울증이 심각해 의식 장애 증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경영공백에 따라 한화그룹은 해외사업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5월 이라크에서 80억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후 이라크 철도, 항만과 발전소 등 인프라에 대한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김 회장의 공백으로 현지 정부와의 추가 협상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구속 이전 이라크 총리를 면담하고 현지 공사현장을 점검하는 등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