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이날 담화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면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9일에는 북측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았다.
남북 갈등이 터질 때마다 꿋꿋하게 버텨온 개성공단이 가동 9여년 만에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한 남북 도로와 철도 건설, 금강산 관광사업에 이어 개성공단마저 중단되면 남북간 소통의 창구는 닫힐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개성공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유훈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훈사업을 떠받들어온 북한의 이번 전원 철수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된) 합의 이행을 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부당한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번 결정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임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버지의 유훈사업을 아들인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저버린 것이다.
이 당국자는 이날 "입주기업 조업 중단은 북한에 책임이 있는 것이 명백하다"면서 "북한의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또 "개성공단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북측의 부당한 조치에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는 계속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한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군의 요충지인 개성을 남북 평화의 지역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시작됐다.
2000년 8월 22일 현대와 북한이 개성공단을 위한 개발합의서를 체결했고 2003년 1단계 건설이 착공됐다.
이후 개성공단은 북측 20만명, 우리 측 1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생계수단으로 유지돼왔다.
정상적인 외자 유치수단으로서도 한몫을 해내는 지역이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우리 정부도 개성공단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등 국제화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조치로 개성공단의 앞길은 안갯속을 표류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