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포럼 이사회의 신규 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300여명의 정계 및 재계 거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어로 “오늘 여러분들을 뵙게 돼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중국인들은 참신함을 느꼈던 것 같다. 행사에 참석했던 이들은 물론 현지 언론들도 이 부회장이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고 호평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어로 인사한 뒤 영어로 이사 선임 소감을 밝혔다. 이 또한 화제가 됐다. 이 부회장에 앞서 단상에 올라 신규 이사들을 소개했던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수상의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이 부회장이 구사하는 영어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
올해 보아오포럼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패권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의 새 지도자가 전하는 메시지에 전세계가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재계로 범위를 좁혀 보면 이 부회장도 적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1968년생의 삼성 후계자에 대해 키가 크고 굉장히 젊으며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라고 평가했다. 가족 관계와 학력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글로벌 1위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의 대표이사이자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이 부회장도 보아오포럼 행사기간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공식 세션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물론 후쿠다 전 수상, 장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총리 등 행사에 참석한 VIP들과 면담을 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과도 수차례 만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6일 귀국하면서 삼성은 올해 경영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삼성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할 시기가 됐다며 위기의식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몸이 불편한 이 회장을 대신해 전세계를 뛰어다니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적극 육성하겠다는 각오다. 보아오포럼을 통해 국제 무대에 공식 데뷔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