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서 구하는 지표로 ROE가 높으면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이익을 더 많이 내는 우량기업으로 해석된다.
4일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배당률이 높은 기업은 투자가 적을 수 밖에 없어 ROE를 높게 유지하기 쉽다”며 “예를 들어 자본 100이 있는 A 기업이 20을 벌고 전부 배당하는 경우와 역시 자본 100이 있는 B기업이 이익 20을 배당하지 않고 자본을 120으로 늘리는 경우를 보면 당연히 후자 기업의 ROE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쉘석유는 증시에서 ROE가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신한투자에 따르면 한국쉘석유는 1991년부터 작년까지 평균 ROE가 23.6%다. 같은 기간 코스피 200 종목에서 ROE 20% 이상 기업은 한국쉘석유를 포함해 삼성전자(21%), SK텔레콤(21.1%) 등 3곳에 불과하다.
최근 3년 한국쉘석유 ROE는 35%대로 11년간 평균 ROE를 약 10%포인트 가량 상회하고 있다. 작년 ROE는 38.19%며 2011년과 2010년에는 각각 34.86%, 37.35%를 기록했다.
한국쉘석유 ROE는 동종업계 기업보다 평균 3배 가량 높다. 작년 S-OIL의 ROE는 11.04%, GS는 11.62%, SK이노베이션은 7.92%다.
이는 한국쉘석유가 벌어들인 이익을 기업 성장을 위해 투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빚은 현상이란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한국쉘석유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13년 동안 사업보고서를 통해 설비의 신설 매입 계획 및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연구개발 비용 지출 또는 특별한 연구개발 계획도 전무하다.
반면, 동종업계 기업인 S-OIL은 지난해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원유 정제시설 및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이 시설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상업가동을 실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쉘석유는 성장 전략이 뚜렷하지 않은 회사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분석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며 “모기업의 해외 기업 유통망 역할을 하며 배당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결산법인 배당 실시기업 884개사 가운데 주당 배당금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국쉘석유로 주당 배당금은 1만8000원이다. 2위인 SK텔레콤(8400원), 3위인 삼성전자(7500원)과 두 배 넘게 차이가 난다.
한국쉘석유 대주주는 다국적 정유기업인 업체인 로열더치셀이다. 이 회사의 한국쉘석유 지분은 53.8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