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은 4일 오전 5시50분께 대한문 앞에서 농성 중이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천막을 기습적으로 철거했다.
중구청은 이날 직원 50여명을 동원해 철거를 시작, 10여분만에 모두 마쳤다. 당시 농성장에는 경찰 280여명이 배치됐고 관계자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농성장 관계자 2명이 철제 구조물에 올라가 항의하기도 했으나 오전 7시께 이 구조물 역시 철거됐다.
중구청은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이곳에 대형화분을 설치하는 등 화단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의 한 조합원이 화단을 훼손하다 공용물 훼손 혐의로 체포됐고, 몸싸움을 벌인 조합원 등 36명은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중구청 관계자는 "수차례 자진 철거할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충돌이 우려돼 이른 아침에 철거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망자 분향소로 시작한 농성장은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용산참사 진상 규명 등 각종 주제의 연대투쟁으로 천막 3개 규모 농성촌이 됐다.
지난해 말 도로교통법 위반 등 사유로 행정대집행을 통보했다가 농성자들의 강력 반발로 유보됐고, 지난달 화재로 덕수궁 돌담의 서까래가 그을리는 등 문화재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구청은 철거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