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증축안이 본격화되면 분당 등 수도권 1기 신도시가 가장이 가장 큰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 리모델링 대상 단지는 167개, 12만3000여가구에 이른다. 이중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89개 단지, 5만6000여가구로 추산된다.
분당신도시는 전체 122개 단지 8만6399가구가 리모델링 대상이다.
특히 1992년 입주를 시작한 수도권 1기 신도시의 경우 준공 후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재건축이 연한이 오지 않아 노후화된 주택개조 진행이 멈춰 있었다.
전문가들은 분당 등 1기 신도시 외에도 전국적으로 약 40%의 아파트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은 기존 아파트에 3~4층을 추가로 지어 일반에 분양하는 것이다.
현재는 수평·별동 증축 등을 통해 기존 세대수의 10% 범위에서 세대수 증가를 허용하고 있지만 혜택이 제한적이다. 또 여유공간이 있는 단지도 증축에 따른 주민의 이해관계 차이 등으로 주민 동의가 용이하지 않아 실제 효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국토부는 2011년부터 제기된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아파트 층수를 늘리는 리모델링은 건물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수직 증축을 반대해 온 것이다. 하지만 건설산업연구원 등 전문가 단체들과 주민들은 15층 이상 단지에서 3개 층 정도의 수직 증축은 안전에 이상이 없다며 정부에 수직 증축을 촉구했다.
국토부가 그동안의 정책 기조를 선회한 것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 완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세제를 손질하는 수준의 대책으로는 시장의 실망감만 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책에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 그룹을 통해 구체적인 허용범위를 정하고, 개별사업에 대해 전문기관의 구조안정성 검토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동시다발적인 사업 추진으로 도시과밀 문제나 전세난이 초래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별로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전문가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상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직 증축이 허용될 경우 사업성이 크게 높아져 리모델링사업 추진이 탄력을 전망이다. 현재 20층인 아파트단지를 수직 증축으로 리모델링할 경우 1층 필로티를 가구증축에 포함하고 2~3개층을 수직증축하면 24층까지 올릴 수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테스크포스가 본격 가동되면 수직증축이 다른 부동산종합대책과 같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정부의 리모델링 수직 증축안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공공분양을 축소하고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리모델링이 시행되면 새로운 분양시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수직 증축과 관련해 정부가 구체적인 기준을 추가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정부가 빠른 시간 내에 세부 내용을 내놓지 않으면 2011년에 내놓은 수직 증축 제안처럼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하루 빨리 대책을 내놓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