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ING생명, 동양생명, 그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총 4곳이다.
올 초부터 보험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들 보험사 중 매각에 성공한 보험사는 프랑스 AXA그룹에 넘어간 에르고다음 1곳 뿐이다.
ING생명은 인수 주체의 내부 파열음 때문에, 동양생명은 대주주의 갈등 해결이 지연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달 자베즈제이호투자목적회사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그린손보의 매각작업도 올해를 넘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의결과 기본합의서 체결, 본계약 등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기 전 밟아야 할 절차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떠나보낸 동양생명
당초 한화생명(전 대한생명)과의 매각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던 동양생명은 대주주인 보고펀드가 골프장 실소유주 논란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발목을 잡혔다.
동양생명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동양그룹으로부터 경기도 안성 파인크리크컨트리클럽, 강원도 삼척 파인밸리컨트리클럽을 각각 사들였다.
그러나 골프장 소유권은 동양생명, 운영권은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레저가 보유하면서 실소유주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보고펀드는 뒤늦게 골프장 재매입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화생명은 이미 ING생명 아시아태평양법인 쪽으로 마음이 기운 뒤였다.
한화생명은 이후 ING생명 동남아법인(홍콩·말레이시아·태국)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8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모든 작업을 중단했다.
◇KB금융 내부갈등 ING생명 인수 포기
반면 ING생명 한국법인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KB금융지주가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고배를 마셨다.
KB금융은 지난 18일 서울 명동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ING생명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비은행 계열사 육성과 보험사 M&A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을 비롯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금융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사진의 의견이 갈리면서 취임 초기부터 비은행부문 강화에 공을 들였던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매각 성공에 바짝 다가섰던 ING생명도 맥이 빠졌다.
ING생명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매각 계획은 나와 있지 않다”며 “네덜란드 ING그룹이 가능한 모든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