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240만개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 조정을 마쳤다. 22일부터 새 수수료율을 적용하려면 늦어도 21일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240만개 가맹점 가운데 200만개는 수수료율이 인하됐다. 이들 가맹점은 대부분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이다.
그중 세탁소는 1만2000개 가맹점 중 1만1900개(99.2%)의 수수료율이 낮아졌다. 화장품점·음식점·미용실 등 서민생활업종도 혜택을 봤다.
34만개 가맹점은 현행 수수료율이 유지된다. 특히 건당 2만원 미만의 소액 결제가 많은 가맹점 가운데 1만개는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하도록 했다.
다만 6만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오른다. 앞서 통신·보험사 등이 수수료 인상을 두고 카드사와 갈등을 빚었지만, 당국이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했다.
낮은 수수료율로 논란이 됐던 현대·기아차도 최근 KB국민카드와 수수료율 인상을 합의했다. 이들의 수수료는 기존 1.7%에서 2%대로 오른다. 삼성카드와 코스트코도 기존 0.7%의 수수료율을 1% 후반으로 올릴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합리적으로 바꾼다는 기본 취지와 원칙이 적용됐으니 큰 틀은 마무리 된 상황”이라며 “카드사들도 추후 수수료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금감원도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수료율 0.5%포인트 인상을 통보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도 특수업종으로 인정받는 데 실패했다. 다만 건보공단은 4대 보험료의 카드수수료를 납입자에게 부담하는 내용을 두고 법령 개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대형가맹점으로 분류되는 업종 중 전기, 대중교통, 수도, 주유소 등만 공공성을 인정받고 특수업종으로 분류돼 수수료율이 인상되지 않았다.
연매출이 2억원을 간신히 넘는 일명 ‘문턱 사업자’는 수수료율 인상을 유예하고, 6개월 뒤에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22일부터 새로운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이의가 있는 곳은 추후 협상할 수도 있다”면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기업들도 개편된 수수료율 체계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