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찾으려 왔다가 아예 매매"..전세가율 얼마일 때 매매가 유리?

2012-12-1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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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소형 단지 경우 매매가의 70~80% 육박<br/>관악·성북·중랑구 등 집값 저렴한 곳에 많아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신혼집을 알아보던 예비신랑 한모(32)씨는 얼마 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우성아파트(전용면적 44㎡)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전세를 알아봤지만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불과 50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자 대출을 받아 아예 내집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 이 아파트 전셋값은 1억4000만~1억5000만원 선. 매매가는 1억9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자 아예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수도권에서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70~80%에 달하는 단지도 적지 않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집값이 언제까지 떨어질 지는 모르겠으나 바닥권에 근접한 것은 사실"이라며 "실수요자라면 집값이 많이 떨어져 전셋값과 별반 차이가 없는 지역 위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전셋값 고공행진… 매매가에 육박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19일 현재 서울시내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1.56%다. 자치구별로 보면 중랑구가 59.24%로 가장 높다. 이어 관악(59.17%)·성북(58.55%)·동대문구(58.3%) 순이다. 특히 중소형(전용면적 84㎡ 미만)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의 70~80%에 달하는 곳도 적지 않다.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는 주로 관악·성북·중랑구 등 집값이 서울 평균 수준을 밑도는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신아파트 전용 68㎡는 전세가율이 80%에 이른다. 현재 전셋값 2억1500만원에다 5500만원만 더 보태면 집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관악구 봉천동 동아아파트 전용 59㎡도 전세가율이 75%로,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7000만원에 불과하다.

인근 스마일공인 설동엽 대표는 "이 아파트의 경우 최근 한 달새 매매가는 1000만~2000만원 떨어진 반면 전셋값은 1000만~2000만원 올랐다"며 "전세 물건을 찾으려 왔다가 아예 매매 계약을 맺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셋값 고공행진이 전세 수요를 매매로 전환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세에서 매매 전환 확산은 다소 시간 걸릴 듯"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60%를 넘어 70~80% 선까지 치솟고 있다면 이 참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랑구 상봉동 수도공인 이상준 대표는 "서울 강북지역 중소형 전셋값이 지난 2~3년 새 매매가보다 훨씬 많이 오르면서 전세가율이 70%를 웃도는 아파트가 많아졌다"며 "실수요자라면 대출 부담이 없는 선에서 매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팀장은 "치솟는 전셋값에 목돈 마련이 어려운 서민들이 2년마다 집을 옮겨야 하는 스트레스와 만만치 않은 이사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저렴한 급매물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라며 "입지가 좋은 단지의 경우 향후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전세값 상승세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불확실하므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 수요가 확산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무조건 집값이 싸다고 매매로 전환하기 보다는 입지와 미래가치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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