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차 ‘연비’ 공개…車업계 ‘폭풍전야’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자동차 연비 공신력을 높이고 강화하기 위해서 올 연말까지 관련 제도를 마련하겠다.”

정부가 최근 국내 자동차들의 연비가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시된 ‘뻥튀기 연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차(대량생산 되는 차) 연비를 공개한다.

송유종 지식경제부 에너지절약추진단장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생산된 신차 중 10~15%는 출시 전 공인감독기관에서 연비를 다시 검증한다”며 “또 시중에 나온 차의 연비 재검증 허용오차도 5%에서 3%로 축소하는 등 시험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연비 관리제도의 개선방향은 △제작사의 자체측정 과정과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양산차에 대한 엄격한 사후관리 △사후관리 결과 대외 공개 등을 골자로 한다.

양산차에 대한 연비 사후 측정 결과를 대외에 공개함으로써 연비 관리제도의 공신력을 높이고 소비자 권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양산차 연비가 오차 허용범위인 5%를 벗어날 때만 모델명과 수치를 공개하고 시정 조치를 내렸다. 그 결과 지난 2007년 이후 허용 오차 범위 내에 있는 양산차의 사후 연비 측정 결과는 단 한 건도 외부에 공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차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연비 과장 표시에 대한 지적을 받은 후 연비 측정과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같은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출시 전 검증시스템을 도입, 출시 전 차량의 10~15% 정도를 임의로 선정해 공인연비의 적정성을 평가한다.

또 제작사가 자체적으로 측정하는 주행저항시험에 대해 검증시스템을 도입하고 현행 시행되고 있는 사후 연비검증을 실시한다. 앞으로는 측정 연비 오차가 3%를 넘을 경우 과태료(최고 500만원)를 부과받게 된다.

아울러 그동안 기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연비 사후 결과는 전면적으로 공개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날부터 그랜저·쏘나타 등 현대차 5종을 비롯해 국내외 21개 차종의 연비 사후관리 결과를 발표했다.

송 단장은 “이번 대책을 토대로 올 연말까지 관련 업계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인 연비 관리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연비 관리 제도를 강화와 관련해서 관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외 수입차의 관계자는 “실제로 각 업체는 정부가 규정한 연비에 맞춰서 측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무턱대고 연비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업체들보고 손해를 감수하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도 “제도가 바뀌면 모든 업체에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특정 업체만 곤란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내년부터는 기존 연비보다 10~20%가량 낮아지는 새로운 복합 연비 제도가 적용되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