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유로존 문제에 대한 경계감에 국내 증시는 짙은 관망세 속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이는 그간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이 수급측면에서 팔자로 돌아섰고 지속적인 펀드 투자자금 유출로 투신권까지 매도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유로존 불안감과 더불어 실물경기에 대한 우려감도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실적 개선주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3분기 대부분의 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지난해와 전분기 기저효과(베이스 이펙트)로 인한 이익 증가인 부분도 있기 때문이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적 추정치가 하향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를 갖기는 힘들다고 조언했다. 지난 2분기에도 코스피 순이익은 최종 추정치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해 어닝쇼크를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기관수 1곳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12월 결산법인, IFRS(국제회계기준) 연결 기준) 전체 3분기 영업이익은 30조6263억원으로 지난 2분기 21조9839억원 대비 39.31%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순이익도 14조4751억원에서 23조6857억원으로 63.63%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때보다도 영업이익와 순이익은 각각 15.77%, 49.72% 증가했다.
정문희 NH농협증권 선임연구원은 "분기별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이익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며 "특히 3분기와 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의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된 가운데 분기말 원·달러환율마저 급등세를 보이며 일부 기업들은 대규모 환차손까지 기록한 바 있다"며 "따라서 지난해 3분기에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일부 업종의 제외한 대부분의 실적이 개선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운수창고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1307.71%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3분기 대비로도 477.21%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전기전자, 통신방송서비스, 음식료품 등도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와 전년동기 대비로도 모두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되레 악화된 업종도 있다. 서비스업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98.99% 증가할 것이나 지난해 3분기 대비로는 22.27%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과 통신업의 경우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각각 28.09%, 24.35% 늘어날 것이나 지난해 3분기보다는 각각 19.02%, 17.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실적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3분기 순이익 전망치(9주간 추정치가 모두 존재하는 종목)는 8주전과 4주전에 비해 각각 3.8%, 1.3% 하향 조정됐다. 또한 전체 222개 종목 중 8주전과 4주전에 비해 이익 전망이 상향된 종목은 각각 75종목, 93종목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코스피 순이익 17조3000억원을 기록, 최종 2분기 추정치는 24조7000억원으로 30% 가량의 어닝 쇼크를 보였다. 이 같은 괴리는 지난 2004년(잠정치가 발표되기 시작한 시점) 이후 최대의 어닝 쇼크였다.
류주형 책임연구원은 "현재처럼 전망치가 하향되는 상황에서 실적 변수는 시장에 대한 매수 논리로 작용하기 힘들다"며 "반면 큰 폭의 전분기비, 전년동기비 반등이 예상되고 있어, 매도 논리로 작용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현 시점에서 보다 주목해야 할 변수는 주요국가의 정책변수와 유로존 구제금융을 둘러싼 잡음"이라며 "실적 변수의 활용은 어닝 쇼크업종을 제외하는 등의 부정적 요소로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3분기 어닝이 지속적으로 하향되고 있기 때문에 어닝쇼크 또한 예측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12개월 포워드 순이익 기준으로 3개월 전 대비 추정치가 상향된 업종은 운송, 자동차·부품, 보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