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다이렉트 뱅킹과 고금리 전략에 대한 비난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시작된 고금리 전략에 대한 은행권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고, 다이렉트 뱅킹 상품에 자금이 몰리자 시중은행들이 수익 악화를 우려하며 시장 교란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Hi Account' 'Hi 자유적금' 'Hi 정기적금' 등 3종의 다이렉트 뱅킹 상품이 지난달까지 유치한 예수금은 4조293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뱅킹은 온라인 은행으로, 고객이 영업점에 가지 않고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해 실명 확인을 거친 후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이다. 이 상품이 고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대목은 고금리에 있다. 'HI account'의 금리는 3.5%, 'Hi 자유적금' 금리도 기본 4.05%다.
'Hi account의 금리'는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금리가 1%도 채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고객들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또 'Hi 자유적금' 금리도 기본 3%를 유지하고 있는 은행권 다른 상품들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은 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높이면 고객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시장에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고금리로 고객들을 유치하는 게 자칫 무리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금리에 민감한 고객들은 시중은행 정보를 빨리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이동하는 게 대부분이다"며 "문제는 모든 상품에 적정수준의 가격이 있는 법인데 산업은행이 시장을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오래전부터 산업은행은 고금리로 빠른 시간내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며 "예대금리차도 그리 높지 않은데 어떻게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수익이나 시장질서 면에서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74개의 적은 지점수로 인력이나 지점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은 단순히 예대금리차로만 측정하는게 아니다"며 "산업은행은 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편이지만 인력·지점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산은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단 3%에 불과하다"며 "산은의 상품전략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 시장 교란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