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이 3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화물연대가 정부와 교섭을 시작하며 해결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2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박종흠 국토부 물류정책관(왼쪽 두번째)이 화물연대 협상단과 만나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 국토해양부> |
이 가운데 화물연대가 정부 및 운송업체와 표준운임제 도입, 운송료 인상 등 현안을 놓고 릴레이 협상에 들어가 이번 파업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장기 파업에 따른 추가 수송 차질 등의 피해도 우려된다.
27일 국토해양부 중앙수송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현재 운송거부에 동참한 차량은 항만 1618대, ICD(컨테이너 기지) 203대 등 총 1741대로 집계됐다. 전체 화물차 1만1188대 중 15.6% 선이다.
지난 2008년 화물연대 파업 3일째 운송거부 참여율인 72.1%(8699대·오후 10시 기준)에 비해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번 파업 운송거부 참여 차량은 첫날 오전 7시 2.7%(275대)였다가 같은 날 오후 10시 15.8%(1767대), 26일 오전 12시 26.4%(2958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6일 오후 10시 20.9%(2340대)로 줄어든 데 이어 3일차에 15.6% 선까지 감소한 것이다.
다만 화물차가 운송하는 컨테이너의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장기 파업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7일 오전 12시 주요 물류거점 반출입량은 항만 3만2748TEU(6m짜리 컨테이너 단위), ICD 1920TEU 등 총 3만4668TEU다. 평상시 반출입량인 7만2566TEU의 47.8%로 파업 이후 50% 선에 그치고 있다.
국내 최대 물류항인 부산항의 경우 반출입량이 2만322TEU로 평시(4만2392TEU)의 47.9% 선이다. 특히 평택·당진항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27.2%인 648TEU다.
한편 27일 오후 2시 과천정부청사 별관 대회의실에서는 정부와 화물연대본부 측이 첫 교섭을 시작했다.
이번 교섭은 전날인 26일 화물연대가 정부 측에 '끝장교섭'을 먼저 요구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각 협상단이 협상 테이블 앞에 앉은 것이다.
이 자리에서 협상단은 표준운임제 도입 및 통행료 인하 및 감면대상 확대, 과적단속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화물연대는 정부와의 협상에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서울 방배동 화련회관에서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KTA)와 교섭에 나섰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운송료 인상방안을 등을 놓고 논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화물연대의 릴레이 교섭은 장기 파업 피해에 따른 여론 악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표준운임제 도입, 운송료 인상 등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이 2008년처럼 파급력이 크지 않아 장기 파업으로 가기에는 힘에 부칠 수도 있다"며 "양측이 이날 협상을 계기로 합의를 도출해 조속한 파업 종결을 이끌어내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업계와 화물연대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어서 이번 협상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할지는 미지수다.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면세유 도입의 경우 정부측에서는 이미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면세유 지급은 버스·택시 등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표준운임제 도입은 2008년 파업 이후 국토부가 현재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운송료 인상도 운송업체는 4~5% 인상을 제시하는 반면 화물연대는 30%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