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샨샨이 우승 직후 오성홍기를 두른 채 우승컵을 잡고 있다. [코오롱 제공]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10년 후에는 세계랭킹 10위안에 중국선수 5명이 들어갈 겁니다.”
올해초 잭 니클로스(72· 미국)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골퍼 가운데 맨앞에서 니클로스의 말을 실증하고 있는 선수는 펑샨샨(23· 엘로드)이다. 펑샨샨은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유일한 중국선수다.
그 펑샨샨이 미LPGA투어 첫 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렸다. 평샨샨은 1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피츠포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열린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회 베스트 스코어를 냈다. 보기없이 버디만 5개 잡고 5언더파 67타를 친 것.
3라운드까지만 해도 선두 지은희(26)에게 3타 뒤졌던 펑샨샨은 4라운드합계 6언더파 282타(72· 73· 70· 67)를 기록하며 지은희를 비롯 캐리 웹(호주), 미야자토 미카(일본), 수잔 페테르손(노르웨이) 등 내로라하는 선수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중국 남녀 골퍼를 통틀어 미국 프로골프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는 펑샨샨이 처음이다. 펑샨샨은 또 박세리(1998년) 청야니(2009년) 등에 이어 투어 첫 승을 이 대회에서 올린 일곱 번째 선수가 됐다.
2008년 투어에 데뷔한 펑샨샨은 지난주까지 일본LPGA투어에서 3승,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1승 등 4승을 올렸으나 미국 무대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시즌 초 ‘올해는 미국 무대에서 첫 승 테이프를 끊고 메이저대회에서도 1승을 올리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외신들은 “펑샨샨이 이번 대회 최종일 무결점 플레이로 두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이뤘다”고 보도했다.
지난주까지 10위였던 평샨샨의 세계랭킹은 4위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그보다 앞선 선수는 청야니(대만), 최나연(SK텔레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셋 뿐이다. 세계골프의 변방이었던 중국 골프의 ‘대약진’이 아닐 수 없다. 청야니까지 합할 경우 이제 ‘중화권’ 선수들을 제쳐놓고 세계여자골프를 말할 수 없게 됐다.
펑샨샨은 우승 후 “너무 빨리 메이저 우승컵을 안아 믿을 수 없다. 흥분되고 행복하다. 내가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선수들도 세계무대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나는 중국골프의 선구자가 되기를 원하고, 중국 골프선수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 이번 우승이 중국골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대비해 골프 국가대표를 선발해 훈련시키는 등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펑샨샨 외에도 지난해 일LPGA투어에서 1승을 거둔 예리윙(세계랭킹 89위) 등의 프로가 있고 많은 아마추어 유망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메달을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대만 미국 호주 일본 스웨덴 등 기존 강호 외에 중국을 견제해야 할 듯하다.
박인비는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9위,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는 2오버파 290타로 공동 19위를 기록했다. 청야니는 13오버파 301타로 공동 59위, 박지은은 17오버파 305타로 공동 7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