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페이스북 거품인가…새 시대의 맏형인가

2012-05-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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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이 지난주말 상장 첫날 시가 총액 1040억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주식 시장 역사에서 신기원을 기록했다. 비록 주가는 공모가인 38달러를 지키는 데 그쳤지만, 시가 총액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거래 첫날 1000억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기록됐다.

미국 역사상 이같은 공룡 기업이 주식 시장에서 탄생할 때는 새로운 산업과 함께 새로운 기업 형태가 탄생하게 마련이다. 물론 10여년전 닷컴과 테크 기업 투자 붐 때도 새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부분은 거품으로 마감됐다. 페이스북은 이들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이 시대 인터넷 기업의 맏형뻘인 공룡기업 구글(Google)의 뒤를 따를지 큰 관심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몰아닥친 부동산 투자 붐이 붕괴되면서 찾아온 그 여파가 아직도 드리우고 있다. 이제 조금 회복의 고개를 들려고 하는 때다. 그래서 투자자나 일반인들은 페이스북의 상장과 그 앞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성공과 함께 미국 경제가 함께 재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보인다.

지난 1920년대 크라이슬러나 GM, 또 1950년대 포드 자동차가 상장되었을 때 이들 기업들은 시가 총액 규모에서는 물론이고 제조업으로서의 미국 경제 모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후 반세기가 넘게 이들 기업들은 자동차, 전자 등 관련 산업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의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미국의 이미지를 상징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새로운 시대를 연 기업의 IPO로는 1960년대 신텍스(Syntex)도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사상 처음으로 피임약을 제조해 유통시켰으며, 이 시대 여성 운동과 때를 같이하며 인권운동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했다.

그렇다면 거래 첫날 페이스북의 1040억달러 시가 총액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인터넷 검색 시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이 된 구글의 또 다른 형태가 탄생한 것일까? 아니면 10여년전 일었던 인터넷 닷컴 열풍의 재탕일까?

사실 이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할 수 없다. 제 아무리 현명한 애널리스트라 하더라도 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주식 시장이 운영된다고도 할 수 있다. 닷컴 열풍이 불었을 때 그 누가 이를 미리 알고 거품이라고 용감하게 지적했던가? 알았다 하더라도 그 열기를 타고 돈벌이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페이스북은 배너 광고 등을 게재하면서 분명히 순익을 내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재 순익 보다는 미래 기대 순익 때문에 주가가 높게 형성됐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페이스북이 GM, 크라이슬러, 포드나 AIG, BOA 등과 같은 기업은 아니라는 데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들 기업이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 정부가 나서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페이스북이 비슷한 상황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분명히 다른 영역에 있음을 지적했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이 거품뿐이라고는 아무도 말할 수 없는 데 딜레마가 있다. 이 세상 어느 기업도 회원이나 가입자가 10억명에 육박하지 않는다. 오로지 페이스북만이 이를 해냈다. 페이스북이 회생을 시도하는 미국 경제 새 시대의 맏형이 될 지 주목된다. 어찌보면 구시대의 막내가 되어 쓸쓸히 퇴장하지만 않아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구글에 밀린 야후는 분명히 2위 기업이지만, 인터넷 시대의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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